트랩
멜라니 라베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TV 속에 나에게 익숙한 누군가가 나온다면 반가워진다. 어린 시절 초등학교 동창이 TV에 나왔던 기억. 모 여자 연예인과의 인연으로 TV에 1시간 분량으로 나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익숙한 사람이 TV 에 나온다 하여 누구나 반가운 것은 아니었다. 소설 트랙 속의 주인공 린다 콘라츠가 그런 경우이다. TV 속에 나타난 어떤 기자의 모습. 그 기자는 유명한 기자였으며 12년 전 여동생 안나를 죽인 용의자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여동생 안나를 죽인 사람의 유일한 목격자였던 린다 콘라츠는 그남자를 본 순간 숨넘어갈 수 밖에 없었으며, 그 남자를 자신이 만들어 놓은 함정에 빠트릴 계획을 만들게 된다.




린다 콘라츠가 그 남자를 함정으로 밀어 넣는 방법은 바로 자신의 직업을 이용하는 것이다. 38살의 베스트 소설 작가였던 린다 콘라츠는 자신의 기억과 여동생의 죽음,자신이 목격한 그 남자를 소설 <피를 나눈 자매> 속의 주연으로 밀어 넣었으며, 그 안에 나오는 이야기는 자신과 그 남자만 알고 있는 실화를 다룬 소설이었다. 다른 이들은 그저 하나의 스릴러로서 흥미 유발에 불과하지만 린다 콘라츠와 그 남자는 자신의 이야기였기에 그 느낌 또한 다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린다 콘라츠는 그 남자를 자신의 소설 인터뷰에 끌어들이고 12년전 그 이야기를 인터뷰 과정에서 영화 속 슬라이드 마냥 꺼내게 된다.





린다 콘라츠와 그 남자와 마주하는 순간, 그 남자를 함정으로 끌어 들이려는 자신의 계획은 점점 물거품이 되어 가고 있었다. 여동생 안나의 기억이 자꾸만 린다의 머리속에 맴돌면서, 그 남자를 미워해야 하는데 미워할 수가 없었다. 그 남자는 린다보다 더 뛰어났으며, 자신이 저지른 12년전 살인 사건에 대해서 린다와 인터뷰 과정에서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린다콘라츠는 그렇지 않았다. 인터뷰를 하면서 흥분하였고 분노하게 된다. 12년전 여동생이 죽었던 그 순간 그 남자에게 "당신은 20012년 8월 23일 그때 어디 있었냐고~" 되물어 보고 있었다. 그는 준비되어 있었다. 그때 자신이 어디 있었는지 그 알리바이를 만들어 놓고 있었으며, 린다 콘라츠가 묻는 질문에 친절하게 답하였다. 순진했던 린다는 그걸 믿고 있었으며, 자신이 만들어 놓은 함정에 자신이 빠지고 말았다. 린다 콘라츠가 원한 대답은 "내가 여동생을 죽였다." 였다. 하지만 린다는 결코 그 대답을 얻을 수 없었다. 




모든게 린다 콘라츠에게 불리한 순간, 린다 콘라츠는 12년간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으며, 야동생과의 다툼에 대한 미안함을 안고 살아야 했다. 그러나 여동생을 죽인 그 남자는 그렇지 않았다. 12년 긴 세우러 동안 아내와 이혼하였지만 잘 살고 있었고 유명해졌다. 물론 그건 우리눈에 보여지는 그 순간뿐이다. 린다 콘라츠의 여동생 안나의 죽음에 대해서 린다도 고통스러웠지만, 그 남자도 고통스러웠다. 린다는 그 고통을 밖으로 표출하였고, 세상과 단절하면서 살아왔다. 그 남자는 그렇지 않았다는 게 다를 뿐이었다. 그렇게 누군가의 죽음은 피해자에게도 고통이며, 가해자에게도 고통이었다. 선과 악 이분법적으로 우리는 세상을 바라 보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선과 악 이 두가지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걸 세삼 느끼게 해 주는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