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 - 엄마와 딸, 그림 대화
조혜덕 지음 / 하나의책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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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시간은 언제나 따분했다. 붓과 그림을 이용하여, 일주일에 두시간 있는 수업. 3년 내내 미술 시간에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얻었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미술시간은 재미가 없었으며, 국영수 과목을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으로 바뀐 적도 있었다. 그땐 왜 그랬을까.미술 선생님은 지역에 작품도 내걸고 이름도 익히 알려진 분이셨는데, 학생들과 마주하는 그 시간은 왜 그렇게 했는지 알지 못했다. 내가 배운 미술은 실제 붓을 들고 책과 마주한 미술이 아니었으며, 예체능 대학교에 가려는 친구들 또한 미술 선생님이 아닌 미술 학원에서 따로 공부해야 했다. 그렇게 미술에 대한 결핍은 미술과 관련한 교양도서로 대체하게 된다. 


이 책은 그렇게 미술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욕구에서 시작되었으며, 첫장을 펼치는 순간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미술에 대해서 미술을 추구하는 예술가에 대해 전문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우리에게 미술이란 이런 것입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 현직 큐레이터로서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엄마에게 서양 작가 일곱명의 삶과 그들의 미술작품을 설명하면서 함께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대화 속에서 느껴지는 모녀 사이의 애틋함,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딸의 마음을 느꼈으며, 그동안 다른 사람에게 해왔던 걸 정작 가까운 엄마에게 해주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의 입장에서 미술에 대해 조금 아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입장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건 미술작품과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동안 미술 작품 속에서 그 작품을 어떻게 그렸으며, 유화를 썻는지 파스텔을 썻는지, 어떤 의도로 작품을 남겼는지 관심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7명의 화가들의 삶이 더 궁금했다. 모네와 르누아르,마네,드가,세잔, 반 고흐,고갱...이들의 삶은 각자 달랐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미술에는 우리들의 삶이 있었으며, 그 당시 그들과 함께 살아온 이웃들의 모습이 있었다. 마네의 작품 <올랭피아>,<풀밭위의 점심>에  등장하는 여인의 존재감, 그당시 농부와 노동자들의 궁핍함 속에서 예술가의 삶을 생각할 수 있으며, 반고흐의 삶과 그의 동생 테오의 삶을 같이 비교할 수 있었다. 파리의 갤러리에서 아트딜러로 일했던 테오, 고흐가 테오에게 남긴 편지들, 고흐가 죽음으로 인하여 테오의 삶도 망가질 수 밖에 없었으며 그들의 모습에서 가족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그들의 미술 작품에 집중하지만 실제 그들이 그린 미술 작품에는 그들의 삶이 녹아 있으며, 각자 자신에게 닥친 운명은 그들의 미술 작품을 통해서 나타나게 된다. 모네,르누아르,마네,드가,세잔,반 고흐 ,고갱..그들은 인상파 화가로서 우리가 묶어 놓지만 그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예술을 추구했음을 이 책을 동해서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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