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입술이 낯익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58
박상률 지음 / 자음과모음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소설은 등장인물의 이름이 나와있지 않다.나와 너, 그1,그2,그3, 짧은 치바,긴바지, 김처사.그들의 이름 대신 그들을 기억하게 해 주는 일반 보통명사로 그들을 넌지시 확인할 뿐이다. 여기서 이름이 가지는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그사람에 대한 구체적인 존재를 나타내는 이름. 그 이름이 그 사람의 모두가 될 순 없지만,그 사람을 기억 할 수 있는 매력이자 모든 것이 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이름을 밝히기엔 조심스러우며, 그때가 바로 5.18 민주항쟁이다.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독서클럽에 있으면서, 그들의 이름이 아닌 그1,그2,그3 라 부르는 건 그들을 알고 있지만 그들과 나는 알지 못하는 관계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시대가 가지는 특별한 기억, 그 기억은 권력을 가진 이의 횡포였으며, 아픈 경험이다.

싸구려 커피와 포장마차. 서민들의 시름을 달래주고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다. 세상에 대한 아픔과 설움을 토로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권력을 가진 이들은 정치를 이용하서 서민을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이동 시키고자 했으며, 우리는 순진하게도 그들이 하라는데로 하게 된다. 하지만 그 시절의 청춘은 그럴 수 없었다. 세상의 부조리함에 타협하기보다 반항하였으며, 변화하고 싶었다.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지게 된다.

새로운 세상에는 한가지 없는게 있다. 과거의 순수함과 순진함은 사라졌고, 그들이 시도했던 반항을 이제는 할 수가 없다. 촛불집회조차 눈치를 보면서 합법화된 장소에서 합법적으로 해야 한다. 청춘이었던 자신들이 했던 도로를 막고 권력자들에게 대항했던 것들을 새로운 청춘들은 할 수가 없었다. 안전과 질서를 추구하면서 법과 제도로서 그들을 통제하려 한다. 앞에선 변화를 외치지만 실제 그들이 말하는 변화는 제도의 틀에 갇혀있는 한정된 변화였다. 과거처럼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는 그런 변화는 이제 할 수가 없었다. 1980년대의 27살과 2000년대의 27살의 모습..그들이 가진 청춘은 그렇게 바뀌고 변화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