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코뿔소가 온다 - 보이지 않는 위기를 포착하는 힘
미셸 부커 지음, 이주만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사하라 사막에 서식하고 잇는 코뿔소.우리 눈앞에 회색 코뿔소가 보인다면 조심하게 되고 피할 것이다.. 코뿔소에게서 느끼는 위협적인 모습은 나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 속에서 사회라는 울타리에 놓여질 땐 그 상황이 달라지게 된다.내 눈앞에 위기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그 위기를 알아채지 못하고, 위기가 코앞에 닥쳐서야 후회하게 된다. 그런 모습은 자주 나타나고 잇으며, 그것이 내일이 아니란은 생각에 외면하고 있다.편리함을 위해서 우리는 물질과 과학 문명에 벗어날 수 없으며, 우리가 저질러 놓은 많은 것들이 우리를 위험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안전 불감증의 문제는 우리에게 있으며, 우리가 만든 시스템이 안전 불감증을 야기 하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불편한 진실 세가지..북한,원자력, 기후 변화, 이 세가지 지금 현재 우리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지만 언젠가 터질 수 있는 시한 폭탄이다. 특히 원자력은 좁은 땅덩어리에서 동해 쪽에 치우쳐 있으며 우리가 사는 땅이 지진 안전지대라는 막연한 생각 속에서 원자력 안전이 사실인양 생각해 왔다. 하지만 후쿠시마 사고가 터진 이후 우리 마음 속에 원자력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상식이 되었다. 하지만 일본 지진에서 보여줬던 후쿠시마 원전에 대해 남의 일인 것처럼 생각하며,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모습들은 우리 마음 속에 내재한 불편한 생각들에 대해서 대비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회피하고 있으며 외면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며, 우리 스스로 우리 사회가 낙관적인 세상이라는 착각 속에 놓여져 있다.. 그런 우리들의 모습들 하나 하나가 회색 코뿔소가 눈앞에 보이는데도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으며, 눈앞에 보이는 이익에만 몰두하고 책임 회피 하게 된다. 그건 기업 뿐 아니라, 지자체, 정부 또한 마찬가지이다.

2016년 5월 28일 서울 지하철 구의역에서 일어난 사고가 생각났다. 스크린 도어 고장 수리를 하던 도중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서 목숨을 잃었던 사고..우리는 그런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다양한 대비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돈과 자본에 의해 예산 부족을 핑계삼아 외면했으며, 일이 터지마 책임회피에 급급하게 된다. 구의역 사고는 예견되어 잇었던 우리 사회의 또다른 회색 코뿔소였으며, 항상 위험한 상황에 놓여져 있음에도 그들이 외주업체라는 이유만으로 서울 지하철과 서울시는 외면해 왔다. 또한 그것이 크게 문제가 된 것은 국민의 여론으로 인하여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규명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문제가 드러났으며, 인재라는 게 밝혀졌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회 시스템은 눈앞에 보이는 안전보다 이익을 먼저 추구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생각하게 된다. 우리 눈앞에 보이는 문제들에 대해서 우리 스스로 그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가 말이다. 예전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보았던 후다이 마을이야기. 그곳에 살았던 와무라 고토루는 1896년 일본 지진에서 극적으로 살아남게 되고, 자신이 직접 살고 있던 후다이 마을에 주민들을 설득하여 15m 가 넘는 방조제를 설치하게 된다. 하지만 그가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며 만들었던 방조제는 그를 평생 괴롭혀 왔으며, 그가 1997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손가락질 당해왔다. 하지만 그에 대한 마을 사람의 생각은 2011년 일본 대지진 발생으로 인하여 바뀌게 된다. 일본 대지진으로 14m의 쓰나미가 몰려 와서 다른 지역에 설치된 10m 의 방조제는 유명무실 되었으며, 후다이 마을만 바다에 인접해 잇음에도 큰 피해가 없었다. 후다이 마을 주민들이 대부분 살아남았으며, 그가 했던 방조제 사업이 헛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와무라 고토루와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하게 된다. 눈앞에 위기가 닥칠 수 있지만 바로 앞에 생기지 않는다는 이유로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것에 대해서 찬성할 사람은 거의 없는 것이 실제 우리들의 모습이며, 위기가 닥쳐서야 크게 후회하게 된다. 과거 임진왜란이 생겼던 그 당시에도 이와 같이 눈앞에 보이는 위기를 알고 있었음에도 무시해 왔던게 아닌가 싶었으며, 우리는 언제나 경제와 위기 대처 두가지가 충돌할 때, 언제나 경제를 우선해 왔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런 모습은 앞으로 계속 될 것이며, 기후 변화나 지진,원자력 같이 앞으로 생길 문제에 대해서 그 위기가 현실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은 낮지만 생긴다면 막대한 피해를 주는 그런 모습들이 눈앞에 놓여져 있다는 걸 재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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