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생각하는 즐거움 - 검색의 시대 인문학자의 생각법
구시다 마고이치 지음, 이용택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구시다 마고이치는 철학자이며 문필가입니다. 장남 구시다 가즈요시는 영화배우이자 연출가로, 아버지께서 태어난지 100년을 맞이하여 이 책을 복간했습니다. 어릴적부터 지금까지 아버지의 서재 대한 추억들..그 흔적들이 이 안에 담겨져 있으며, 구시다 마고이치의 글 속에서 우리의 삶과 세상에 대한 관찰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인생과 세상에 대한 44개의 소제목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44개 모두 '~에 대하여' 로 이루어집니다. 그 하나 하나 우리의 삶과 철학이 묻어나 있으며, 구시다 마고이치가 살았던 20세기와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의 세상이 별차이가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을 생각났습니다.


본다는 것에 대하여..우리는 본다는 것을 관찰의 다른 의미로 쓰입니다. 내 앞에 사물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경우도 있으며, 그냥 스쳐 지나가듯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면서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보는 것과 어른들이 세상을 보는 것은 무언가 다릅니다. 책에는 개미지옥에 대해서 말하는데, 어른들은 그것을 대충대충 보지만, 아이들을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 속에서 어떤 현상에 대해 익숙해져 가는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세상의 모든 것이 신기할 다름입니다. 개미지옥에서 개미가 빠지는 모습 하나 하나가 신기할 수 밖에 없으며, 개미가 빠지는 과정에서 개미지옥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개미가 함정에 빠지는건 왜인지 그것 하나하나 아이들은 유심히 보게 되는 겁니다. 아이의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세상을 많이 보는 것이며, 자연과 가까이 하는 것입니다.책을 많이 읽는다 하여서 아이의 창의력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걸 여기서 알게 됩니다.


논다는 것에 대하여.. 우리는 논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논다는 의미는 긍정적인 삶입니다. 어떤 것에 열중하고 있다는 것이 바로 논다는 것의 기본 개념이며 원칙입니다. 우리 삶 속에서 취미는 바로 노는 것의 범주에 속해 있으며, 우리는 취미를 즐기면서 때로는 힘들어도 지치지 않는 이유도 우리가 취미를 통해서 놀기 때문입니다..우리의 삶 속에 논다는 개념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힘든 순간을 이겨 낼 수 있으며, 세상 속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찾아내는 것입니다. 논다는 것은 바로 창의력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구시다 마고이치는 말하고 있습니다. 


경험에 대하여.추억에 대하여.. 이 두가지는 바로 우리의 삶 그 자체입니다. 살아가면서 매 순간 반복적인 삶을 살아가지만 그 와중에 특별한 나날도 있습니다. 그 특별한 나날이 바로 우리의 추억이 되는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나의 추억과 다른 사람의 추억이 겹쳐질때 그 사람과 친밀감을 느끼고 대화를 하게 됩니다.경험은 때로는 우리를 아프게 합니다. 즐거운 나날 속에서 고통과 슬픔의 나날이 반복되며, 그 고통과 슬픔은 망각을 통해서 잊혀집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연예인을 생각했습니다. 일반인은 스스로 자신에게 다가온 경험을 망각할 수 있지만 연예인이나 연예인의 가족은 자신이 가진 고통을 영원히 안고 살아가야 합니다. 뉴스를 통해서 방송을 통해서 그들의 고통과 아픔을 계속 끄집어 내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알권리라는 단 한가지 가치로 연예인들에게 잊혀질 권리조차 박탈당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일반인과 연예인의 차이입니다.


이 책은 고이 간직하고 싶어집니다. 한 철학자의 사색이 고스란히 녹여 있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읽었던 인문학 책과는 뭔가 다른 느낌을 얻었으며, 저자의 생각과 삶,그리고 노철학자의 독서의 깊이를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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