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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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운산군 산내면 두왕리에 홍간난 할매가 살고 있다. 홍간난의 손녀딸 강무순..강무순인 삼수생 21살이며, 할매 집에 머물면서 어떤 걸 발견하게 된다. 그 판도라의 상자를 열게 되면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이야기들..그 이야기는 내가 잊고 있었던 과거의 모습이었다.


홍간난 할매를 보면서 외할매가 생각났다. 외할매 집도 감나무집이었으며, 외할배가 돌아가시고 몇년뒤 감나무도 죽어 버렸다.. 외할배가 돌아가신 후 몇년 동안 그 감나무를 많이 털어 먹었던 기억, 이 소설을 통해서 다시 그 기억이 떠올랐다. 오지랖 짱짱 걸, 바른 말 잘 하는 홍간난 할매는 왜 그렇게 외할매와 똑같은지 남의 숟가락 몇개인지도 알고 있으며, 옆집에서 담을 타 넘고 올라오는 덩쿨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였다. 물론 몇십년전 과거 이야기까지 기억하고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 하던 모습들..손녀딸에게 욕하는 모습조차 외할매와 똑같았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다. 외갓집에 있는 디딜방아.. 명절이면 그 디딜방아에 동네 할배,할매가 모여서 수다꽃을 피우고 그랬는데, 이제는 그런 기억들도 사라져 버렸다.


두왕리 공식 바보 황일영..공기를 가지고 놀면서 사람들만 보면 공기놀이 하자고 조르는 특별한 바보였다. 그런 바보는 외갓집에도 있었는데... 부모님은 항상 그 아이의 이야기를 종종 하곤 했다. 시골에서 걸어서 나와 버스를 타고 나와서 동네에서 했던 행동들.. 그 이야기는 언제나 알고 싶지 않은 이야기였지만 들릴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소설 속에 나오는 부흥슈퍼를 보면서 시골에 있는 슈퍼도 생각났으며,시골에서 슈퍼는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며 뒷담화를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때로는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대화를 하면서 인정도 느낄 수 있는 곳..하지만 그 인정이 지나쳐서 동네 사람들끼리 사기를 치고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이 소설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이야기 하자면 두왕리에서 15년전 일어난 네 소녀의 실종사건.. 그 실종 사건을 홍간난의 손녀딸이자 감나무집 민실이네 손녀딸 강무순이 해결하는 과정이 그려져 있으며, 판도라의 상자 속에 감추어진 비밀들을 추적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물론 그들의 실종 사건이 해결되는 와중에 시골에서 느껴지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 동네에서 생긴 어떤 사건들에 대해 그들은 말하고 있지 않지만 그 안에서 그들이 느끼는 죄책감을 느낄 수 있으며, 그걸 다시 들춘다는 것은 동네가 다시 시끄러워진다는 것이다. 강무순은 처음엔 그걸 못 느꼈지만 그 실종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비밀들을 알게 되고 그제서야 후회하게 된다. 어쩌면 그들에게 있어서 '아는 것이 힘이다 라는 속담보다는 '모르는게 약이다' 라는 속담이 더 필요할런지...


나의 과거를 기억하게 해 주는 소설.이 소설이 드라마로 나온다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홍간난은 나문희가, 강무순은 최강희,한혜진이 어울리지 않을까. 나혼자 상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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