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해부학 - 누구도 말하지 못한 자살 유혹의 역사
포브스 윈슬로 지음, 유지훈 옮김 / 유아이북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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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에 관한 이야기.뉴스를 통해서 접하는 자살 관련 뉴스는 다른 여느 뉴스와 달리 자극적이며, 반복적으로 재생된다. 최진실,이은주, 정다빈..그리고 노무현 대통령까지.. 그들의 죽음은 다른 죽음에 대해서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재반복되고 동일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면 그 뉴스와 더불어 같이 언급되고 만다. 여기서 언론의 무자비함이 드러난다. 국민이 알 필요가 없는 이야기들을 유가족이 알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을 그들은 계속 재생산되고 카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자살한 사람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국민에게 알권리라는 이유로 자살이라는 어떤 사건은 자극적이면서 책임질 필요가 없으며 사람들에게 유혹의 손길을 보내는 가장 좋은 소재이기 때문이다..그렇게 우리는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대해 언제나 노출되고 있으며, 슬퍼하게 되고, 때로는 무덤덤한 채 감추며 살아간다. 





이 책은 심리학자가 쓴 책이 아닌 영국의 정신과 의사에 의해 쓰여진 책이다. 사람의 심리보다 통계와 과학적인 사실에 근거하여, 그 사람이 자살하는 이유에 대해 분석하고 사람은 왜 자살을 하며, 언제 자살 충동을 느끼는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교육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자살율이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으며, 문맹률이 높고 교육열이 저조한 피네스트레보다 과학과 문학이 발달한 파리의 자살율이 더 높다는 걸 알게 된다. 그건 현재 또한 마찬가지이며, 과거 글을 모르던 조선시대 보다 지금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자살율이 더 높고, 사회가 발달하고 복잡해지면서 사람들은 자살의 유혹에 더 내몰린다는 걸 확인한다. 자살의 이유가 미래에 대한 희망이 낮아서 자살에 내몰린다는 생각과 달리 문맹률이 높은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이 더 낮지만 자살률이 더 낮다는 역설을 보여주고 있다.그건 우리의 자살동기는 바로 자살에 대한 유혹에 노출되어 있으며, 수치심과 극단적인 삶의 변화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자살에 대한 충동을 가진 어떤 환자에 관한 보고서였다. 자살의 이유에 가장 큰 이유는 근심과 걱정이며, 지금 현재 일어나지 않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 심각해지면, 자살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언제라도 자살할 기회와 명분이 주어진다면, 자살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TV와 언론을 통해서 유명인지 자살을 선택하게 되면, 연쇄적인 자살이 생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그들의 모습과 나 자신을 비교함으로서 삶에 대한 박탈감을 느끼고,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 





책에는 다양한 통계자료가 주어지는데 이 통계가 눈길이 끌었다. 도시 근로자와 농민들 사이에서 자살률에 대해서 도시 근로자가 더 높다고 말하고 있다. 그 근거로 농민들은 살 궁리를 모색하느라 자살을 생각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런 경우를 통계의 역설이라고 부르며, 실제로는 농민들 또한 자살의 이유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농민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게 존재한다. 주변에 널려 있는 제초제가 농민들의 자살을 부추기고 있으며, 농사를 짓고 수확하기 전 자연재해나 가격폭락으로 인하여, 농민들이 금융권에 진 빚에 대해 원금조차 갚지 못하는 상황, 궁핍한 상황에 내몰릴때, 농민들은 그걸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한계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는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것은 안타까운 삶을 선택하는 그들의 마지막 결정을 막는 것이다. 그들에게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그들을 외면하지 않는 것,법과 제도, 원칙이라는 미명하에 그들을 궁지로 내모는 우리 사회가 바로 자살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이며, 희망찬 사회로 바뀌어야만 자살 또한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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