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억하니 1
시바타 요시키 지음, 김혜영 옮김 / 콤마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중학교 2학년 그 때가 생각났다. 남학생만 모여 있었던 중학교 시절, 중 2 때 친구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였다. 학교 담임 선생님을 선생님이라 부르지 않고 담탱이,가가멜,이즈라엘이라 부르던 철없던 그 때, 그때 선생님이 만들었던 학급문집의 의미를 그때는 잘 몰랐다. 담임 선생님도 그땐 학교 초임이며 30이 채 안 되셨을텐데,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끼는 분이었으며, 학급문집은 중학교 2학년 그때를 기억해 주는 소중한 물건이었다. 내가 쓴 초딩 글씨, 친구들이 쓴 글씨.흑백으로 남겨진 사진들..그 하나하나 소중할 수 밖에 없었으며, 그 이야기를 꺼내는 건 이 소설이 중학교를 다루고 있고 친구들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미다 구 K 중학교 3학년 반 수학여행.. 7명의 아이들은 교토 금각사로 수학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학교로 돌아오는 도중에 한 여자아이가 실종되어 버렸다.오노데라 후유하.학교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있으면서 음악을 좋아하며 플루트 음악 연주를 하는 아이..후유하가 버스에 타지 않고 실종됨으로서 수학여행을 떠났던 여섯명의 아이들에게는 큰 상처로 남게 된다. 그렇게 남은 6명의 아이들은 20년이 지나 35살이 되었으며 조장이었던 미스미 게이코는 문화잡지 편집자로 일하면서 남편과 이혼 준비 중이었다. 그렇게 소설은 미스미 게이코의 이야기로 시작되며, 어떤 살인 사건으로 인하여 동창이 모이게 된다. 


그렇게 동창들은 20년 뒤 아키요시 미야는 소설가로, 미도하라 다카코는 전업주부로,히가시하기 고지는 형사로,시바시마 유타카는 평범한 샐러리맨이 되었으며, 20년전 후유야의 실종 사건의 배후를 다시 들추게 된다. 여기서 6명의 아이 중에는 후유하 뿐 아니라 나가토 유키 또한 행불 상태이며,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 서로 각자 가지고 있던 기억들을 끄집어 내게 된다. 


소설을 읽으면서 뭔가 한가지 느끼게 된다.교살로 인하여 누군가 죽은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고지의 모습,그가 가진 직위는 후유하를 찾을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여기서 중학교 친구라는 단 한가지 이유만으로 다섯명은 서로가 서슴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있으며,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소설 속에서 미도하라 다카코의 현재 모습은 동창들 사이에서 낯설 수 밖에 없다.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예뻣던 미도하라 다카코는 모델이나 연예인을 할 거라 생각했지만 평범한 남자와 결혼하여 평범한 가정주부로 일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카코는 평범하지만 일상은 평범하지 않다. 자신의 외모를 가꾸기 위해서 체면을 위해서 돈을 쓰고 있으며, 자신이 연예인 인 것처럼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의 남편을 선택한 조건 또한 자신이 돈을 마음껏 써도 자신을 배신하지 않고 믿음을 줄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소설에서 후유하의 행적을 추적하게 되는데, 후유하가 보낸 메일은 후유하가 보낸 것인지, 아니면 후유하가 아닌 다른 사람이 보낸 것인지 궁금할 수 밖에 없으며, 그 메일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 물론 실종된 나가토 유키에 대해 친구들은 각자 자신의 기억들을 꺼내게 되고 수학여행에서 후유하의 행동 하나 확인하였다. 


소설이지만 실제 상황이라면 어떠했을까. 친구들이 다시 모일 수 있을까. 과거의 아픈 기억들을 끄집어 낼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아무리 친구라 하더라도 과거의 아픈 기억들을 꺼내기는 쉽지 않다. 20년이 지나 과거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친구도 있고,미도하라 다카코처럼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친구들끼리 가벼운 이야기는 쉽게 할 수 있지만 민감한 이야기는 쉽게 꺼내기가 조심스러워진다. 중학교 2학년 내 친구가 고3이 되어 세상과 이별했던 기억..그 기억을 이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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