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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사라지지 마 - 노모, 2년의 기록 그리고 그 이후의 날들, 개정판
한설희 지음 / 북노마드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어머니의 이야기.. 어머니의 사진...그 안에 담겨진 흔적들..
글 하나 하나가 와닿는 이유는 책 안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외할머니의 부재...그로 인하여 시골 집은 지금 주인 없이 텅 비어 있다...
늦든 빠르든 우리는 언젠가 고아가 된다..(p20)
작년 11월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심으로 인하여 어머니는 고아가 되어 버렸다...의지할 곳 없는 홀로 서 있다는 것..그 느낌을 어머니는 이제서 느끼시는 것 같다...
아마도 문득 문득 떠올리는 할머니에 대한 기억....내색하지 않지만 느낄 수가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있기만 하는 것이다.(p41)
시골에 가면 마루에 서 있는 의자에 앉아 아무 것도 하지 않으셨던 할머니....시골 가까이 다리 옆에 서 있는 정자에 사람이 모여 있음에도 있는데도 가지 못한다...아니 못 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그것은 할머니 스스로 자신도 모르게 상실되어 감을 느꼇기 때문이었다...듣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고...말하지 않으면 느끼지 못하는 나 자신...
엄마, 엄마는 아직 고와..(p113)
할머니도 여자인데....나는 왜 그걸 느끼지 못하였을까...
할머니의 무서움 속에 꽁꽁 감추신 할머니의 모습...
이제서 느끼는 건.. 왜인지...
나이든 사람한텐 골절이 가장 무섭다잖아(p136)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작년 9월달로 돌리고 싶다...추석이 지나 요양원으로 모시겠다는 욕심...그것은 할머니께서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스스로 유모차를 끌고 나가시다가 바퀴가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넘어지시고 갈비뼈가 부러지셨다..그때는 몰랐다..나의 착각...그건 바보짓이었다...나이든 사람에게 골절은 또다른 병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입맛이 없구나 (p150)
나이가 들면 느끼는 것은 외로움이다...마냥 입맛이 똑같을 거라는 착각...먹어야 기력을 차릴 수 있다는 말 대신에 같이 삼시세끼 같이 먹으면 좋을텐데...그걸 이제서야 느끼는 건 왜인지...할머니의 침묵의 의미를 이제서야 느끼게 된다...
엄마의 남은 날들을 공유하는 이유는
죄 많은 딸들이 용서하기 위한 방법이 그것 밖에 없어서다(p219)
아들 하나에 딸 넷을 낳고 돌아가신 할머니..딸들은 할머니 돌아 가신 뒤에 서로 한 약속이 있었다...그러나 그 약속은 6개월이 지났음에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그것은 아마도 시골집에 할머니가 없는 것이 마음에 불편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하게 된다...세상에서 가장 어색한 순간은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이 그 자리에 없다는 것이다...나 자신도 지금 죄를 짓고 있다...지금 현재 할머니 뒷담화 하고 있는 불경죄...
책을 읽고 자꾸만 자꾸만 눈물이 난다..그리고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