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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렇게 아픈데, 왜 그대는 그렇게 아픈가요 - 시가 먹은 에세이
김준 지음 / 글길나루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학교에는 어머니와 함께하는 행사가 많다...할머니와 함께살면서 공부 잘하였던 아이는 어머니의 부재를 몸으로 느끼게 된다...그리운 엄마...엄마의 자리엔 엄마가 없고 할머니가 있다...그러나 할머니는 엄마의 자리를 채워주기엔 아직 부족하다...점점 아픈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의 가슴에 눈물이 내린다..눈물이 모이면 슬픔이 되고 슬픔이 모이면 시가 된다...
책을 읽으면서 중학교 시절 점심시간이면 나의 도시락 뚜껑을 빌려가는 한 아이가 있었다...그 도시락 뚜껑에 반아이들의 밥과 반찬을 하나 둘 하나 둘 얻어가는 아이..도시락에 삼츰밥이 올려져서야 그아이는 자기 자리로 가서 밥을 먹게 되었다...그땐 그아이를 이해하지 못하였다...지금에서야 그아이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건 그 아이에게 엄마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걸 느낌으로 알게 된다...그리고 그점심이 그 아이의 하루 식사의 전부라는 것을 이제서야 깨닫게 된다...학창시절 공부 잘 하는 아이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그아이가 자꾸만 기억이 나는 건 그 아이를 이해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그 아이는 중학생 그때부터 벌써 홀로서기를 준비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그 아이는 지금 내가 가까이 하기 힘든 곳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상처 주는 이들....서로가 헤어지면 둘 사이의 상처 또한 헤어저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그 상처는 전봇대처럼 한자리에 우뚝 서 있다...그리고 바다를 보면 겨울이 되면 비가 내리면 생각나는 그 사람...그사람을 통해 외로움을 느끼고 슬픔도 같이느끼게 된다....그리고 과거의 사랑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 내 곁을 갑자기 훌쩍 떠나버리면 다른 아픔보다 클 것이다..그아픔이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오는 건 내가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이룰수 없는 사치였음을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된다....그것을 깨닫게 되면 조금씩 조금씩 다른 사람을 이해하게 되고 자신의 상처도 아물어 가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먹먹함이 한가득 전해져 온다...어머니의 부재는 한사람에게 있어서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이라고 할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