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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피
강희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6월
평점 :
북한에서 탈출하여 중국을 거쳐 남한으로 귀한한 탈북 아가씨 혜진...책은 혜진의 눈으로 본 남한 사회와 북한 사회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혜진의 남한에서 인터넷 공간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은 포피이다..포피라는 뜻은 우미인초 즉 양귀비라는 뜻이며 정확히는 아편꽃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남한에 정착하면서 제일먼저 바꾼 것은 북한식 억양과 말투이다...철저히 북한 말을 버리고 서울말씨를 쓰면서 남한에 적응하게된다..그리고 공부를 해야 대접받는 다는 것을 깨닫고 남한에서 스스로 돈을 벌어가면서 대학을 다니고 대학원생이 된다....
그녀가 돈을 버는 방법은 키스 알바이다...식당 서빙이나 편의점 알바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당...북한에서의 억척스러움은 남한을 살아가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키스방 알바를 하면서 곤란한 상황도 여러번 있었지만 매순간 잘 넘기게 된다...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방법으로 에이스가 되면서 점점 돈을 더 많이 벌게 되고 자본주의의 모습을 몸으로 느끼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양귀비가 북한에서는 다양하게 쓰인다는 것을 알수가 있다...북한에 탈출하면서 중국에 잠시 머물면서 죽을뻔한 위기에서 잠시 머물던 조선족이 살던 집에서 아기를 구할 수 있었던 것도 양귀비 때문이었다. 남한처럼 마약으로 분류가 되어 있지만 아이가 몸이 아플때 소량을 써서 통증을 완화시키거나 음식으로 먹을수가 있다...그리고 북한에서는 고위층에게 뇌물로서 양귀비가 쓰여진다..문득 우리 부모님이나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도 과거에 양귀비를 키웠던 적이 많았다...약이 귀하던 시절 어린 아이들이 돌을 넘기지 못하고 죽어나가던그때 비상약은 양귀비였을 것이다..
혜진의 큰아버지는 북한의 리딩비서동지이다....다른 북한인에게도 엄격하고 친척에게도 엄격한 피도 눈물도 안 나올 사람이다...그러나 큰아버지가 무서워 하는 사람은 바로 혜진의 어머니이다....북한에서 배급이 중단되면서 장마당에서 양귀비를 팔아 연명하는 혜진의 어머니....북한 공산당 간부에게 들킬 경우 큰아버지 이름을 빌려서 위기를 넘기게 된다...
남한에 살면서 딸 혜진은 남한에 정착해 살게 되지만 어머니는 여전히 북한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가끔 북한에서 들려오는 남편의 소식과 전화....그전화에는 북한 수령 동지에 대한 찬양과 북한 이야기,북한에 남아있는 친척들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1인칭 독백을 통해 북한과 남한의 이야기를 여과없이 담아놓은 소설....그 속에서 적응하는 혜진의 이야기는 북한이나 남한이나 사람사는 동네이고 인정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