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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로하는 그림 - 나와 온전히 마주하는 그림 한 점의 일상
우지현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15년 4월
평점 :
사진기가 없었던 시절 붓터치 하나로 한 사람의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는 화가들이 있었다..해를 가리는 커튼 하나 우두커니 서있는 여인의 모습 속에서 그 여인은 왜 저기에 서 있는 걸까.슬픈 걸까 아니면 아픈걸까 주위의 배경을 통해 그림을 보는 독자들은 그림에 상상력을 덧칠해 나가기 시작한다...화가는 여인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투영하고자 고치고 또 고쳤을 것이다...그리고 때로는 그림 속 여주인공이 자신의 여인이기도 하였으며 때로는 자신의 첫사랑이나 여동생이나 아내였을 것이다...첫사랑을 상상하면서 그려낸 그림을 통해 영원히 자신과 가까이 하고 싶은 화가의 마음이 드러난다....
빨래하는 여인들을 그려낸 고갱...그는 이 그림을 그려낼 당시에는 가난한 화가였을 뿐이었을 것이다...일상생활 속에서 여인들의 그림을 그려내면서 하루하루 풀칠하기 바빳던 고갱...지금 그의 그림의 가치를 보면서 죽었던 고갱이 살아서 돌아온다면 놀라지 않을까...
커피를 마시는 여인의 모습을 그려낸 아를의 밤의 여인을 보면서 문득 생각나는 여류 문학가가 제인오스틴이다...오만과 편견,설득,그리고 센스앤 센서빌리티라는 문학 작품을 그려낸 작가...소설을 읽으면서 그 당시 모습을 그려낸 여인의 모습과 풍경이 교차되면서 소설의 느낌을 풍요롭게 만든다...그리고 커피라는 소재는 이후 조앤롤링의 해리포터에 자주 등장하게 된다...
책에는 유럽풍의 많은 그림들이 소개 되어 있다....그러한 그림을 통해서 100~200년 전의 유럽과 미국의 화풍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으며 특히 여럿이 함께 하지만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그림 속의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고독함과 외로움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으며 현재 우리가 미술을 배우면서 익혔던 많은 이론들....즉 인상주의,자연주의,포스트 모더니즘이라는 용어들은 그 당시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그러한 미술 용어들은 후대에 와서 다양한 화가를 정리하면서 그들의 공통점을 추려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졌을 것이고 그 당시에는 한 여인을 그리워 하는 화가,일상 속에서 많은 사람들을 그려가는 길거리 화가였을 것이다...책을 보면서 미술에 문외한이었던 나자신을 바라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