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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KBS 선정 도서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겪는 것이 두가지가 있다...태어남과 죽음이 그 두가지이다..태어난다는 것은 우리에게 기쁨을 안겨 주며 죽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아픔과 슬픔을 안겨준다..그러면서 나에게는 제발 죽음이 가까이 하지 않았으면 하는 자기모순에 빠지기도 한다.,.만약 우리 삶 속에서 죽음이라는 것이 없어진다면 소설 주제 사라마구의 죽음의 중지에서 나오는 모습이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오며 더 큰 혼란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작년 11월 돌아가신 외할머니...그로 인하여 나는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었던 많은 상식과 자기 중심적인 생각과 오만함을 내려놓게 되었다...그리고 드라마 속에서 영화 속에서 움직이지 못하더라도 걷지 못하더라도 죽지 말고 나의 곁에 있어 달라는 드라마 속 주인공의 이야기의 깊은 뜻을 알게 되었다...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어머니와 외할머니는 30년 동안 애증의 관계였다...자기 중심적이며 모든 것을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어하였던 외할머니...어머니는그러한 외할머니는 자식들 힘들게 한다고 언니 오빠 동생들이 모이면 항상 이야기를 꺼내곤 하였다...
그렇게 30년동안 큰 병치레 없이 살아오신 외할머니께서 요양원에 가셔야 할 정도로 몸이 쇠약해지게 되었고 할머니 스스로 요양원에 가기 싫어서 집 앞을 유모차를 이용해 다니시면서 집앞에서 넘어지시고 말았다...그리하여 조금 더 건강하실때 입원하신 것이 아니라 갈비뼈가 부러지신 상태 그대로 병원에 입원을 하신 후 요양원으로 옯기게 되었다...
사실 할머니께서 낙상을 하실때만 하여도 시간이 지나면 뼈가 붙을 거라고 생각 하였다..그러나 연세 드신 분에게 있어서 골절은 무서운 질병이라는 것을 병원 입원 후 두달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그리고 그동안 할머니께서 치매가 있으셨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하였다..그렇다...나는 나 스스로 똑똑한 채 하는 바보였던 것이다...
방송매체는 말한다...치매가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무서운 것이라고..나는 아니라고 생각 한다....치매를 가진 분들은 스스로 치매를 못 느끼고 가까이 있는 가족들도 못 느끼는 사람이 많다..물론 파킨슨 병이나 알츠하이머 병과 같이 중증 치매인 경우는 예외라고 할 수 있다..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무서운 것은 평소에 할 수 있었던 것을 이제 못한다는 것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정신은 멀쩡한데 몸은 못 움직이는 것....여기서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은 보지 못하며 듣지 못하며 걷지 못하며,숨쉬지 못하는 것,정신은 멀쩡하지만 세살 아기도 할 수있는 것을 하지 못하는것...그것이 가장 무서운 것이라는 생각 들게 된다...죽음이라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평소 할 수 있었던 것들을 하나 둘 상실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리고 누군가가 돌아가시게 되면 미운정 고운정 제일 가까이 있는 사람이 제일 힘들어 한다는것을 알게 된다...어머니께서 할머니 돌아가신 후 조금씩 조금씩 아파오시는 것을 보면서 고등학교 시절 돌아가신 할아버지 옆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하였던 큰어머니가 생각이 많이 났으며 할아버지 돌아가신 후 무서움에 시달렸다는 큰어머니의 말씀이 이제서야 이해가 가게 되었다...
산다는 것은 어쩌면 고통과 행복이 교차되는 것이라는 생각 들게 된다...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죽음에 관한 서적과 병들은 흔히 있는 죽음이 아니며 특별한 경우를 일반적인 경우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으며 우리에게 또는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죽음은 루 할아버지와 셰리와 관계가 아닐까 생각 하게 된다..누군가 아프다는 것은 그 사람 주변의 사람의 생활패턴 자체를 바꾸게되고 마지막까지 힘들어한다는 것을....그리고 저자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이 책을 번역하였던 작가 김희정님의 생각과 인터뷰가 듣고 싶어진다...여타 죽음에 관한 베스트셀러보다 이 책이 더 나에게 와닿았던 건 나 스스로 경험하였던 이야기들이 그대로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