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1학년 - 27살 총각 선생님의 1학년 교단일기
민상기 지음 / 연지출판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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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쯤 내가 어릴 적 다녔던 초등학교에 들어가본 적이 있었다. 내가 놀았던 운동장 뿐 아니라 학교 문을 열고 복도를 한바퀴 돌았던 기억이 있었다. 그 때 알게 된 것은 어색함이었다. 내가 다닐땐 한 학교 6개반이었는데 2개반으로 줄어들었고 수업이 끝나면 놀이터에서 호박마차를 타고 신나게 놀았던 기억.그러나 지금은 그것이 아이들에게 위험하다는 이유로 사라져 버렸다. 그땐 넘어져 다쳐도 내가 잘못해서 다친 거라 생각했는데 요즘은 학교에서 다치면 학교 책임으로 바뀌어 버렸다.그럼으로서 잃어버린 나의 기억속의 추억들을 학교를 돌아보면서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내가 기억하고 있는 초등학교..아니 국민학교에 대한 추억들..그것을 책을 통해서 끄집어낼 수 있었으며 나는 그때 어떻게 놀았을까 생각하였다.. 


책을 쓴 민상기 선생님은 광주 빛고을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다.교대를 졸업하교 학교에 부임하면서 바로 6학년 담임이 되었던 이야기.선생님으로서 3년차가 되던 날 6학년에서 1학년 담임으로 바뀌게 되었다.그리고 아이들과 만난 그 순간 '남자 선생님이네요' 하면서 민상기 선생님과의 첫만남에 대해서 아이들은 반가웠으며 신기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1학년 아이들과의 수업은 1학년은 당연히 쉽겠지 생각하였지만 그건 착각이었다.6학년 아이들은 안 가르쳐 주어도 알아서 하는 반면 1학년은 혼자서 하는 것이 거의 없었으며,선생님께 질문을 통해서 '밥 먹어도 돼요" " 잠자도 돼요" "선생님 집은 어디에요" 등등 1차원적인 질문으로 시작해서 1차원적인 질문으로 끝나는 그런 나날을 보내게 된다. 


아이들과의 수업에서 민상기 선생님이 고민했던 것들은 아이들의 질문에 어떻게 하면 쉽게 가르쳐 줄까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것이 참 힘들었다는 것을 알수 있으며 질문에 대해서 답을 내놓으면 아이는 거기에 또 가른 엉뚱한 질문을 하게 된다. 만약 나 자신이 민상기 선생님이었다면 진땀 꽤나 흘렸을 것이다. 


이렇개 1학년 아이들과의 만남에서 알수 있는 것은 아이들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이었다. 힘이 약해서 또래 아이들과 게임에서 매번 질 수 밖에 없었던 한 아이는 수업 도중에 펑펑 울게 된다.그럼으로서 수업 진행이 되지 않았던 선생님은 그 아이의 말한마디에 선생님은 같이 펑펑 울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 어른의 눈으로 그 아이를 위로해 주려 했던 것.그러나 그것이 어긋났을 때 느끼는 또다른 미안함과 죄책감. 1학년 아이들을 통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혹시나 궁금하여서 빛고을 초등학교 홈페이지에 들아가 보았으며 민상기 선생님은 1학년이 아닌 5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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