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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화 - 1940, 세 소녀 이야기
권비영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2015년 12월 위안부 협상 타결 소식이 들려왔습니다.그 소식을 들으면서 반가움보다는 뜬금없다는 생각을 하였으며 예전 박정희 대통령 때 김종필이 일본과 협상을 했던 그때가 다시 떠올랐습니다.그것은 위안부라는 골치 아픈 것을 해결하려 했던 일본과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하여 일본으로부터 경제적인 이익을 얻으려 했던 현정부의 꿍꿍이가 있었으며 그 문제의 당사자였던 위안부 할머니의 생각은 전혀 반영이 안된 협상이었던 것입니다.그리고 그것은 결국 국민들의 반대로 인하여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여기서 우리나라의 현 권력층이 위안부에 대해 대처하고 있는 민낯을 여실히 볼 수 있었으며 앞에서는 일본과 감정 유도를 하면서 뒤에는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 하는 모습 그 자체였던 것입니다.그건 그들이 우리를 얼마나 얕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모습입니다.

소설 <몽화>는 1940년대 정인,은화 영실 이렇게 세명의 소녀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일제 치하 속에서 각자 서로 다른 삶을 살았던 세 소녀의 모습에서 그당시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 짐작케 합니다. 일본인을 폭행하여 만주로 피신해야 했던 영실의 아버지,그로 인하여 영실의 이모 집에 살아야 했으며,이모 또한 일본인 밑에서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일본인과 친일 조선인을 상대하였던 화월각 주인의 딸이었던 은화의 삶이 소설 속에 그려져 있습니다.

은화의 삶은 기구함 그 자체였습니다.기생이 되기 싫어서 선택한 위안부라는 처음 들어보는 일자리.은화는 그 일자리를 간호원이라 생각하고 덜컥 지원하게 됩니다.그러나 위안부는 간로원이 아닌 군인들을 상대하면서 그들이 원하는데로 몸을 팔아야 했던 것입니다.그것은 은화에게 있어서 인생을 망칠 수 밖에 없는 기구함 그 자체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중국 여성과 필리핀 여성들과 함께 하면서 아픔과 슬픔을 나눌 수 밖에 없던 것입니다.

만주에 도망왔지만 만주에서 인간대접을 받지 못하였던 영실의 아버지의 인생과 칠복이라는 아이..칠복은 일곱가지 복을 뜻하는 좋은 이름이었지만 그의 인생 자체는 복 하나도 없는 그런 삶이었던 것입니다.주인집 아들을 대신하여 강제진용으로 끌려와서 탄광일을 하게 되었으며,죽음과 삶 지옥 속에서 살아가는 안타까운 인물이었던 것입니다.다만 소설 속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칠복에게도 복은 있었다는 것입니다.죽을 뻔한 고비를 여러차례넘기고 광복 후에도 살아 남을 수 있었던 칠복의 인생..그의 박복함은 강제진용된 조선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