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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아래
야쿠마루 가쿠 지음, 양수현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의 구조는 특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머리에 결론과 같은 그런 이야기가 펼쳐지고 한남자가 죽어가고 있습니다..그리고 그 남자는 죽어 마땅한 인물이었다고 하였습니다.왜 죽어 마땅한 인물이었을까요. 그건 그 남자가 지었던 죄에 비해 적은(?) 형량을 살았고 세상속에 뻔뻔하게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그리고 피해자는 이 세상속에 없으며 피해자의 가족은 가해자에 비해더 더 많은 고통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우리가 말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만들어진 사법체계는 피해자의 인권보다는 가해자의 인권을 생각할 때가 많으며,그런 비합리적인 모습을,이 소설은 그런 현실을 풀어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한남자의 죽음.이 소설은 그 남자의 죽음이 아닌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마키모토 카나 라는 어린 아이의 이유없는 죽음과 그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또다른 살인사건이 같이 일어나게 됩니다. 마키모토 카나 는 어린 아동이지만 다음에 벌어지는 죽음의 피해자는 죽어 마땅한 그런 인물이었으며,범인은 자신의 흔적들을 현장에 남기고 사라집니다.복부에 S라는 문자를 남기고 간 미스터리한 인물,자기 스스로 상송(사형집행인)이라고 불리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어린 아동의 죽음과 상송 사건.앞의 사건은 우리들 스스로 분개할 만한 그런 살인사건이며 범인을 반드시 찾아서 단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지만 뒤에 일어나는 사건은 그 범인이 잡히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는 사람도 있다는 것입니다.범인이 잡히지 않음으로서 가해자가 또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하게 만드는 것.상송이라는 존재가 잡히지 않음으로서 가해자에게 공포의 존재로 영원히 남았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경찰의 입장에서는 두 부류의 사건 모두 똑같은 살인사건이기 때문에 수사 방식은 비슷한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걸 알 수 있으며 그 수사를 맡은 사람이 나가세 형사입니다.
나가세 형사라는 인물.나가세가 형사가 된 이유는 바로 자기보다 3살 어린 자신의 여동생이 누군가에 의해서 죽었기 때문이며,그것에 대해서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그것은 형사가 되고서도 마찬가지이며,형사가 된 이유는 여동생을 위해서였지만,수사를 하면서 자기 스스로 이성과 감정 사이에서 흔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특히 이번에 수사를 맡은 마키모토 카나의 죽음과 자신의 여동생 에미의 죽음과 교차되는 감정과 심리 동선.그럼으로서 스스로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느꼈던 건 충분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라는 것입니다.점점 더 잔혹해지는 범죄들이 일어아는 세상 속에서 우리의 사법 체계는 그 범죄에 속수무책이면서 또다른 범죄가 생겨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피해자가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하는 우리 세상. 그에 반해 가해자는 당당하고 편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질 수 밖에 없다는 걸 알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범죄가 또 다시 생기면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기억들을 재생하게 만들면서 고통속으로 밀어넣는 경찰과 사법 시스템 속에서 상송이라는 인물이 우리 곁에 있으면 어떨까..그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소설이었습니다.물론 그 상송이 자신에게 칼을 겨누지 않는다면 가정하에서 말이지요.
이 소설의 마지막 반전.그 반전은 이 소설을 마지막까지 손을 뗄수 없는 그런 묘미를 가지게 됩니다.그리고 허탈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그렇게 야쿠마루 가쿠의 첫 소설을 읽어나갔습니다.그리고 다른 소설도 궁금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