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기억한다 - 트라우마가 남긴 흔적들
베셀 반 데어 콜크 지음, 제효영 옮김, 김현수 감수 / 을유문화사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에 관심을 가졌던 건 세월호 참사 뉴스 때문이었다.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단원고 아이들..진도 앞바다에서 바가 가라앉을 때 선장은 배안에서 가만히 있으라고 하였으며 그 말을 듣지 않은 아이들은 살아날 수 있었다.그렇지만 그 아이들의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빠져나오지 못한 충격은 그 아이들에게 고통으로 남게 된다.. 그 때 살아남은 아이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며,최근 세월호 청문회때 자해한 김동수씨를 보면서 느꼈던 건 안타까움과 슬픔이었다..


 자신이 살아남았다는 그 죄책감..함께 떠들고 함께 대화를 했던 반 친구들 모두 하루 아침에 사라지고 한반에 한명 두 명 살아났던 그 뉴스..그 아이가 세월호에서 목격한 그 기억으로 인한 트라우마는 그 아이만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그리고 그 고통과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채 남아 있다는 걸 알 수 있으며 사회에 대한 불신도 함께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트라우마..그건 어떤 사건이 내 앞에 벌어졌을 때 그 사건이 자신에게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경우 그 기억은 지워지지 않은 채 오랫동안 남아있으며, 그 상황이나 사건에 대해서 몸이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었다..여기서 몸으로 느낀다는 것은 뇌 안의 깊숙한 곳에서 그 기억들이 저장되어 있다는 것이며..어떤 사물이나 장소 그리고 다양한 것들로 인하여 그 기억을 떠올리게 되면서 느끼는 그 아픔과 고통을 트라우마라고 부른다는 점이었다.이 트라우마라는 것은 나 스스로 의지대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며 그 고통은 그 기억이 지워지지 않는 한 영원히 지속된다는 것이었다..그래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은 오랜 시간 치유과정을 거쳐야 하며 보살핌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사람에 대한 경계와 공격적인 성향과 방어본능..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세가지 특징이며 이 세가지는 일반인과 구별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 놓여질때 자신이 가진 기억을 떠올리게 되면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고 기분이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자신의 상처를 건드리는 사람에게 극단적인 분노를 일으키는 것..세월호 참사 이후 언론을 통해서 알게 된 유가족의 모습이 이처럼 트라우마에 걸린 사람과 동일한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자신의 아픔이 아니라고 악플을 다는 사람들..쉽게 말을 하고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눈앞에 보이면 그들은 숨겨진 아픔을 겉으로 표출하게 되고 상대방은 때로는 당황스러움을 느낄 때가 있다...


베트남 전쟁 트라우마 파트를 읽으면서 큰아버지 생각이 났다..베트남 전에 참전했던 큰아버지...큰아버지 또한  나에게 이야기 하지 못하는 트라우마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30년 동안 친척들이 모일 때면 그당시의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는 다는 것..그것을 밖으로 드러낸다는 것은 큰아버지에게 있어서 괴로움 그자체였을 것이다..


특별한 경험이나 큰 사고가 아니더라도 일상 생활 속에서 트라우마를 느끼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다...어릴 적 아픈 상처들이 어떤 상황 ,어떤 시간에 무언가를 보게 될때 갑자기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들..때로는 그 기억들이 나를 고통으로 밀어넣으려 한다는 걸 느낄 수가 있다..그럴 때 느끼는 나 자신의 나약한 모습들..그 상황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것이 최선이라는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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