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깊은 슬픔이 말을 걸때
한순 지음 / 나무생각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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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소설의 차이점이라면 바로 우리의 인생을 함축적으로 담아놓았다는 점이다.그래서 시에 담겨진 글 하나 하나 이해 하려면 그 시를 쓴 사람의 마음이 되어 그의 삶을 고스란히 이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그런 과정이 생략된 채 시를 읽어간다면 그것은 하나의 문장이자 하나의 느낌일 뿐이었다..그것을 한순님의 <내 안의 깊은 슬픔이 말을 걸때> 를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


<여자는 듣고 싶은 마한 마디 말을 생각하였고, 남자는 하고 싶은 한마디 말을 떠올렸다>


이 문장에 공감이 가는 건 바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남녀간에 생길 수 있는 많은 오해와 갈등의 본질이었기 때문이었다..서로가 배려를 한다고 생각하였던 것이 배려가 아니었을때 생기는 그 갈등..그 갈등의 원인은 바로 남녀가 서로 자신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남자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면서 이해해 주기를 기다리지만,이해해 주지 않음으로서 또다른 갈등으로 이어진다..마찬가지로 여자 또한 남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상처를 받는 것은 바로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을 하지 않는 남자의 행동에 화가 났기 때문이었다..이렇게 서로 어긋나는 두 사람의 관계,,,미안하다 말한마디면 되는 것을 우리는 그렇게 돌고 돌아 제자리에 서 있게 된다..그리고 때로는 그 제자리에 가지 못한 채 저 멀리 가는 경우도 있다..


<여든살이 된 울 엄마는 모든 것을 거부하였다.병원도 서울 나들이도..>


그렇다..이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이자 할머니의 이야기였다..어머니와 할머니의 갈등 문제...어머니는 할머니를 병원에 모시려 하였으니 그렇게 하지 못하였다..그리고 물론 서울 나들이도 못하였으며 아픈 뒤 동네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문득 이런 생각하였다..할머니는 자신이 있던 그 자리를 떠난다는 것에 대한 그 의미를 알고 계셨던 것은 아닐런지...그 곳을 떠난다는 것은 다시 돌아오지 못할 거라는 걸...스스로 알고 계신 것은 아닐런지..이렇게 두사람은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의 생각에 사로잡힌 채 말을 하지 않게 된다..그리고 서로에게 응어리진 아픔은 나중에는 후회로 남게 되고 아픔으로 전달이 된다..


한순님의 시는 나에게 어렵게 다가왔다..어쩌면 한순님이 살아온 그 경험을 나 자신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경험이어서 그런 것 같았다..그래서 더 어렵게 느껴졌으며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그럼에도 우리의 삶이기에 한번더 읽게 되었으며 느낄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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