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 - 하 - 왕을 기록하는 여인
박준수 지음, 홍성덕 사진 / 청년정신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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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권으로 된 600여페이지의 긴호홉을 해야 하는 소설을 다 읽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슬픈과 애틋함을 느낄 수 있었다..두 사람이 안고 있었던 과거의 기억들..그 기억들을 감출수 밖에 없었으며 그것을 드러낸다는 것은 스스로 목숨을 내놓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며 그럼으로서 두사람은 가까워 질 수 있었으며 서로가 오랜 시간 기다릴 수 있었던 힘이었다..


사관으로 들어왔던 서은후는 사관으로서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속기를 연습하게 된다..왕의 말을 고스란히 담아야 하기에 왕의 언행 하나하나 신경써야 하였고 토씨하나 틀리지 말았어야 했다..그렇게 속기를 배움으로서 왕의 말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것이 사관으로서 기본 자질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수양대군이라 불리는 세조 이유(李維)는 붕어하시고 그 뒤를 이어서 세조의 둘째 아들 해양대군 이황(李晄)이 조선의 8째 임금 예종으로 추대가 된다..예종이 먼저 시행했던 것은 자신의 아비인 세조의 좋은 점은 드러내고 나쁜 점은 감추는 것이었다..이렇게 세조의 치적이 담긴 실록을 편찬하기 위해서 60명의 사관을 모으고 그 안에서 사관의 직필이 담긴 가장사초(家藏史草)를 모두 수집하기에 이른다..


왕의 곁에서 왕의 기록을 남기는 사초와는 다른 가장사초(家藏史草)에는 임금의 기록이 아닌 조정 대신들의 기록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으며 그들의 공과 과가 고스란히 녹여져 있었다..그러나 예종에 이르러 가장사초에 이름을 쓰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깨고 사관들의 이름과 본관이 쓰여진 가장사초를 제출하게 되고,사초를 고쳐서 올렸던 사관들은 문책을 당하고 사관들을 덜덜 떨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예종이 이렇게 가장사초를 모으려 했던 것은 바로 노산군의 죽음과 관련된 사관들의 기록들 중에서 문제가 되는 사초를 걸러내기 위함이었다.. 그것을 걸러내는 걸러내는 과정에서 감추어진 가장 사초를 찾아내게 된다.


<사관 上>이 사관으로서 시작하는 서은후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면 <사관 下> 는 사관으로서  서은후가 전면에 드러나게 된다..특히 도도한 기생 설화의 마음을 훔쳤던 서은후..그 두사람의 사랑은 우리가 생각하다시피 이어지지 못한다는 걸 알 수가 있으며 설화와 서은후의 관계는 바람의 화원에 나왔던 신윤복(문근영 분) 과 정향(문채원 분) 처럼 애틋함과 아픔으로 이어지게 된다.


소설은 이렇게 정난일기 분실사건과 괴서 사건들의 배후가 밝혀지면서 그 뒤에 감춰진 이야기들을 하나 둘 알게 되었으며 우리가 알다시피 서은후가 사관이 되었던 그 이유와 서은후의 사부 윤세주의 비밀까지 함께 드러나면서 결말이 드러나게 된다..


이 소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속의 진실을 감추려는 자와 진실을 드러내는 자와의 시소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진실을 드러내는 자는 상대적으로 약자라는 걸 알 수 있으며 그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목숨을 내놓아야만 가능하다는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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