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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 - 2015년 제11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김의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10월
평점 :
소설을 읽으면서 트렌스젠더 최한빛이 생각이 났다...세상 속에서 성소수자로서 살아야 하는 이들..그들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려야 할 기본적인 사회적, 제도 장치의 사각지대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법적으로서 사회적으로 그리고 기본적인 생명에 대한 존엄성 마저 사라지는 것..그것이 음지에 있는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소
설 속에 나오는 1502호에 사는 이인우..그의 엄마는 아니 그의 아빠였던 사람은 트렌스젠더이며 지금은 아빠가 아닌 엄마의
모습으로 은우를 키워 나가게 된다..그리고 철학과에 다니는 은우는 학교를 자퇴하고 개털작업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은
우가 하는 개털작업 아르바이트..용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그 일이 자신에게 화살로 돌아올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다...개털 작업을 하는 걸 은우가 말하는 밤색머리 악마가 보게 되고..그 약점을 철저히 이용하려는 걸 알 수 있다..이렇게
약자이면서 사회 속에서 버려진채 살아야 했던 은우의 엄마와 은우..두 사람은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면서 누군가 자신을
공격하여도 신고할 수 없다는 걸 알 수 있다..그걸 알고 있는 그들은 철저히 그걸 이용하려 하고 재미로 즐기려 한다는 걸 알게
된다.
왜 작가는 주인공에게 철학과 자퇴생이라는 걸
붙였을까..수학과도 있고 영어도 있고 다양한 전공이 있는데..그건 우리 삶 속에서 현실에 벗어나는데 있어서 철학이 가지는 한계를
표현하려고 했을 것이다..취직도 안되고 그렇다고 현실에 도움도 안되는 묵어빠진 지식들이 담겨진 철학의 이야기들..그러한 철학의
본질과 현실의 괴리감을 작가 스스로 오픈하면서 드러내려고 했을 것이다..
소
설 속에는 다양한 우리의 소외계층의 모습이 함께 나온다.보신탕집 가게 주인 늙은 영화씨,농장에서 일하며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며
살아야 하는 필균씨..그리고 철학과 자퇴생 이은우. 사회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그들은..사회의 제도가 그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걸 알 수 있으며 도리서 사회 그 자체가 가해자라는 걸 알 수 있다..그리고 항상 언론들은 자신들을 가십꺼리로 삼으려
한다는 걸...
저항하지 못하고 아파도 아프다 할
수 없는 그들..그들의 삶은 고달프며 힘들고 슬프다..그리고 우리가 뉴스를 통해서 접하고 있는 잔인한 이야기들의 근본적인 원인은
그걸 방치해 놓은 사회 시스템이다.. 누구나 이은우가 될 수 있다는 걸 우리 스스로 망각하면서 가볍게 이야기 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쉽게 이야기 하는 사람은 이웃 뿐 아니라 가까운 친척들마저 가볍게 이야기 한다는 걸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