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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용이 있다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 지음, 김유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표지는 독특히다..검은색 표지에 중간에 황금색의 글자 <여기 용이 있다> 그리고 위 아래에 무언가 큰 의미가 없는 글자들을 보면서 영화 매트릭스의 어지러운 숫자들이 나열된 것 같았다.
우
리에게 있어서 용이란 영험한 동물이면서 중국을 상징하는 전설의 동물이었다.그리고 영화에서나 만화에서나 자주 등장하는 용..나에게
있어서 용에 대한 기억은 바로 만화 <드래곤볼> 이었다.드래곤볼 안에 감초 역할로 필요할 때마다 손오공을 구해주는
용..어느새 손오공의 힘조차 용의 능력을 뛰어넘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책에는 우리가 기억하는 용과 다른 의미의 용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그리고 이 작가는 왜 용이라는 것을 제목으로 붙인 걸까 궁금해하면서 책을 읽어나가게 된다.
책
은 214페이지로 되어있으며 112개의 단어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단어에 대한 의미가 아닌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것들..그 단어와 연관된 다양한 이야기가 책에 담겨지게 된다.여기서 특히 관심이 있는 것은 그 단어의 의미 뿐
아니라 의미를 확장한다는데 있다. 그리고 확장하는 과정속에서 그 의미를 재해석하게 되고 엉뚱한 단어가 튀어 나오기도 한다.
책 첫장에 등장하는 <전염병> 이라는 단어...
영
어로는 전염병 [communicable diseases]이라 쓰여진다..그렇지만 그 단어가 전염병이라는 그 의미 자체를 모두
표현하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는 단어라고 우리는 생각할때가 있다..단어가 가지는 정확한 의미..그리고 그 경계선에 서 있는 것들에
대한 재정의..우리가 가진 단어의 모호함은 새로운 단어를 낳기도 하고 지워지기도 한다. 문득 생각난 것들은 바로 우리가 쓰는
언어이다.일본어의 한자음을 차용한 많은 우리들이 쓰는 단어들.그 중에서 100년전에 우리가 쓰지않았던 단어 Freedom이라는
단어는 일본으로 건너와 自由 라는 한자로 재탄생된다..우리가 쓰는 <자유> 라는 단어는 여기에서 왔다는 것을 알
수있다.
우리는 그 단어들의 정확한 의미를
따진다면 국어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국어라는 커다란 숲을 보지 못하고 단어 단어 하나에 집착하여 나무
하나하나를 숲이라 착각하는 오류를 범할수 있기서 국어 공부에 실패를 할 가능성이 높어지게 된다.
<장소들> 이라는 단어..
우
리가 생각하는 그 누군가를 인식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것은 장소와 공간 그리고 시간이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나의 주변
이웃들을 쉽게 알아보는 그 이면에는 그들과 가까이하고 자주 본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지만 한정된 장소와 시간의 테두리가 같이 포함이
되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 옷을 다르게 입고 10km 저 멀리서 보게 된다면 우리는 알아보거나 못 알아보거나 그
경우의 수가 반반이 된다.만약 100km 이상 떨어진 먼 곳에서 그 사람을 보게된다면 그 사람에 대해서 <어 내가 아는사람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서 갸우뚱하게 되고 아는 척 해야 하나 망설이게 된다.여기에서 만약 지역과 지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내가 아는 사람을 만난다면 반가움을 가지게 되고 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만~)
책
을 읽으면서 112개의 이야기 속에서 작가의 관찰력을 느낄 수가 있었다..작가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고 아 맞아~맞장구를 칠 수
있는 것은 작가의 이야기가 내가 경험한 이야기면서 내가 느끼고 배운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기 때문이다..작가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였던 것을 끄집어내었을 뿐이며 우리는 그것을 놓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