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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순 씨는 나를 남편으로 착각한다 - 70대 소녀 엄마와 40대 늙은 아이의 동거 이야기
최정원 지음, 유별남 사진 / 베프북스 / 2015년 8월
평점 :
<말순씨는 나를 남편으로 착각한다>
제목에 특별함을 느끼게 됩니다.300페이지에 담겨져 있는 그리움과 외로움 그리고 사랑이 가득한 에세이.에세이라 하지만 에세이 같지 않은 느낌..그 안에 담겨진 작가 최정원씨.그리고 엄마 말순씨의 이야기가 책안에 담겨집니다.
책
안의 주인공 말순씨. 부잣집 셋째딸로 태어난 말순씨.이름을 보면서 느끼게 됩니다.지금은 많이 흐려진 남아선호사상.. 딸 많은
집에서 딸 그만 낳으라고 지어준 이름. 그리고 아들이 귀하다는 것은 짐작할 수가 있었습니다.그리고 소녀 감성을 지닌 말순씨의
이야기를 보면서 먹먹함을 느낍니다.
에세이 안에는
다른 에세이와 차별화된 느낌을 가집니다.책 안에서 여자 1호와 여자 2호 그리고 남자 1호 일랑씨.SBS예능 짝도 아닌데 이렇게
지은 걸까요..저자 최정원씨를 우리는 남자 2호라는 것들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말순씨는 여자 3호인 것입니다. 여자 3호와
남자2호의 동거 생활에서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외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남자 1호의 빈자리를 남자 2호가 채워주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엇습니다.
매일 매일
반찬 17개 이상을 준비하는 말순씨의 모습에서 음식 솜씨만은 그 누구에게 놓치지 않을거라는 것을 알수가 있습니다.그리고 집에
오는 손님들이 자신의 음식솜씨에 대해서 칭찬을 하게 되면 스스로 감추어진 열등감과 컴플렉스가 순간 사라진다는 것을 느낄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요리 잘하는 말순씨 때로는 요리를 하다가 실수한 적도 종종 보입니다.
매일 매일 똑같은 일상의 반복.. 그리고 똑같은 잔소리 속에서 드라마와 벗하면서 살아가는 말순씨. 반찬 하나 달라진다는 것과 평소와 다른 이벤트가 열리면 무언가를 원한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부잣집 딸로서 살아왔던 어린 시절. 그 어린시절의 기억을 꾹꾹 눌러가면서 살아야 했던 인생..남자 2호가 맡긴 돈 한푼한푼을 고스란히 그대로 아끼면서 간직하고 있습니다.
에피소드.
두사람의 동거 생활에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겨집니다. 서로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몰래 몰래 하다가 들키는 것..그것을 발견 하는 순간...멈칫 거리는 두
사람. 과거의 기억을 들추어서 변명할때도 있습니다..과거의 기억을 방패삼아서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서로의
상처를 건드릴때면 좋아하는 것을 사서 건네기도 합니다..말순씨가 좋아하는 1.5리터 콜라,찐 옥수수는 화해를 하는 좋은 선물인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독자는
누구일까요..주인공은 말순씨이지만 실제로 이책의 독자는 여자 1호와 여자 2호 그리고 남자 2호 일 것입니다.시간이 지나 고아가
되면 말순씨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고 기억하고 싶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그리고 말순씨는 우리의 어머니이거나 할머니의 모습이기도
합니다.내 곁에 있는 또 다른 말순씨에게 작은 선물 하나 준비해야겟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