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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가 남긴 것
애너 퀸들런 지음, 김지현 옮김 / 리프 / 2026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태어나는 것은 순서가 있어도, 죽음은 순서가 없다고 하였다. 제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파트를 여러채 보유하고 있어도,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어느 순간, 예고되지 않은 죽음을 맞이한다 그 죽음이 어떤 형태이던지 간에, 사람들은 상실감에 젖어들고, 깊은 애도를 표하며, 하루 하루 살아간다. 나이 먹어서, 죽음에 가까워진다는 것을 알면서도,눈앞에 닥친 죽음 앞에서, 우리는 황망한 시간을 보내며 살아간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 『애니가 남긴 것』은 나의 삶과 내 주변 사람들의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했다.
어느날 , 앤 폰즈하이머 브라운이 세상을 갑자기 떠났다. 이 소설에서는 애니로 등장하고 있다. 네 아이 알렉산드라, 앤서니, 벤저민, 제임스까지, 네 자녀는13살 첫째 알리부터, 6살 막내까지 함께한다. 이 네 아이를 오롯이 책임지는 이들은 아빠 빌 브라운과 애니의 절친 앤마리 이모다.
우리는 죽음을 조심스럽게 표현하고 애둘러 말한다.이별이라 하거나, 상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가끔 부고로 본인상이라고 찍힌 문자를 받은 적이 있다.가까운 지인이 갑작스러운 죽음은 매 마음을 아프게 하였고, 그 죽음의 의미를 장례식에서 생각해 보았다. 상실 이후에도,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애니의 죽음 이후, 남편 빌의 삶과 네 자녀의 삶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장녀인 알리는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성숙한 어른이 되기 위한 책임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이 소설은 사실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 우리가 상실을 어떻게 소화하는지 자세하게 드러나고 있다.엄마가 없어서, 엄마 애니에게 물어볼 수 없다는 것이 상실의 본질이다.
슬픔과 분노는 함께 오기 마련이다. 소설에서, 애니의 죽음 이후,시간을 견디며 살아가는 주변인들이 등장하고 있다. 배관공이었던 빌의 일상, 다시 나쁜 습관을 노출시키고 있느 앤마리의 모습은 상실 뒤에 숨어있는 상처와 삶의 허무함이 어떻게 일상 속에 드러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네 자녀는 엄마가 없어도, 성장하고 있으며,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마음 속에 품고 있을 뿐, 노출하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빠의 재혼에 대해서,아이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매우 이질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아빠에게는 재혼은 필수이지만, 아이들에게 새엄마의 존재는 아직 채워지지 못하는 엄마의 부재를 대체할 수 없었다.이러한 삶의 모순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삶과 죽음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움 뒤에 숨겨진 인생의 고독함, 자연의 이치에 따라서, 살아가지만, 결국 누군가 남겨 놓은 몸의 기억은 여전히 남겨진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