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의 문장들 - 끝내 바스러지지 않은 내가 당신의 두 손에 쥐어준 30일의 위로
조기준 지음 / 아토북 / 202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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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오른쪽 팔을 들고 칫솔에 치약을 묻히고서 거울과 마주설 힘이 아닌 용기조차 들지 않았다. (-9-)



이후 세상 밖으로 내동댕이쳐진 기분이었다. 먹고 살려면 뭐라고 해야 했다. 외주 편집일도 하고, 틈틈이 번역도 했다. 온오프라인 강의도 마다하지 않았다. 인터넷 라디오 DJ 일까지 따냈다. 겉으로는 충분히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13-)



매일 나보다 더 고통받고 힘들지만 살아내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이들의 모습을 유튜브로 보며 나를 다독여 나갔다. (-15-)



프리랜서의 삶. 결국 쉬운 것이 아니다. 어찌 하다 보니 사족처럼 마음의 병이 태풍처럼 몰아친 이야기까지 덧붙이게 되었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고 있어서인지 다시금 직장인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 나으려나 하는 생각마저 새록새록 떠오른다. (-18-)



물론 남들이 매번 'Yes' 라고 할 때 나만 주구장창 'No' 라고 할 때 주구장창 'No' 라고 하면 왕따당하기 십상이기에 그렇게까지 자주 할 수는 없을지라도 가끔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니라 말하고, 옳다고 생각하면 옳다고 말할 수 있는, 조금은 미움받을지라도 모르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넌지시 말하고 싶다. 그렇게 조금 미움을 받으면 어떠하랴. 함께 일할 때 마음 맞춰서 하게 되는 순간, 나의 열정과 노력을 더욱 보여주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그냥 이렇게 쿨하게 넘길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41-)



불안하고,우울하고, 절망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면, 위안과 위로가 되는 것을 찾아낸다. 손쉽게 찾아낼 수 있는 곳은 다양한 미디어,SNS 속에 존재한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 TV에서,나보다 고통을 겪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하루 하루 버티며 살아가는 그 모습에 나 스스로 괜찮은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지금 현재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간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유투브 속 아시아의 금융 허브 홍콩에서, 1평도 안되는 좁은 공간에서, 피부병에 시달리며, 겨우 먹고, 살아가는 가난한 홍콩인의 모습에 내 삶을 비교하게 되었고, 행복을 연기하게 되고, 즐거움과 감사함을 연기해야만 했다. 어딘가 숨어있는 위트와 유머를 찾아서, 내 삶을 셀프 치유하는 나 자신을 마주하고 있다.



책 『아픔의 문장들』은 프리랜서의 삶을 살고 있는 작가 조기준의 인생을 느낄 수 있다. 책을 쓰는 일를 하고, 번역하고,기획하고, 편집하고, 가르치며, 큐레이션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책과 관련하여, 전문적인 일을 하고 있지만, 경제적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내 마음 심연 속의 불안과 부정적인 생각을 비워내야 했던 이유는 불안과 우울보다 더 힘든 사회적 왕따를 견딜 수 없었다. 왕따가 되는 그 순간 사회 곳곳에 숨겨져 있는 혐오와 멸시에서 자유롭지 못하고,개미지옥에 빠질 개연성이 있다.우리 사회는 여전히 이기적인 삶보다 이타적인 삶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고속도로 위에서 목숨을 걸고, 사람을 구출해 내는 이들을 영웅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적 정서가 숨어 있다.정작 그런 모습 뒤에,위험하고,불법적인 일이라고 말하지 않으며, 비합리적인 상황일수록 , 고요하며, 조용하게 침묵을 유지한다. 결코 'No'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다.



30일간 ,하루하루 쓰여진 아픔의 문장은, 겁보기에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프리랜서의 삶이 아닌, 조금은 누군가에게 의지되고,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고, 시간과 공간에서 얽매일수 있는 직장인의 삶이 필요할 때가 있다. 무엇보다도 사회적 불안을 느끼는 프리랜서의 삶은 한 개인의 삶을 차가운 빙하 위에 떠 있는 기분이 들 수 있었다. 아파도, 병원에 갈 용기조차 없어서, 병원 앞에서 서성거리는 시간을 보내야 했으며, 책을 통해서, 자기 계발을 하고, 성공하기 위해서,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유일한 일이 자신을 바꾸는 것에 있다는 말이 버겁게 느껴진다. 하루 하루 먹고,살아가기 위해서, 유치하고, 비이성적인 일이라도, 감정적 소모가 큰 일이라도 해야 했던 것이다. 감정적인 소모보다도, 텅 비어 있는 통장 잔고가 더 두려운 것이다. 자신이 내면 속의 우울과 불안을 숨겨야 했던 지난날, 나 자신의 고단한 삶에 대해서,미움받을 용기조차도 사치에 불과했다. 어느 순간 망설여지게 되고, 흠칫하게 되는 시선들, 매번 나 자신의 신중한 선택은 아슬아슬하게 생존이라는 인생의 외줄타기였다. 세상이 요구하는 좋은 사람의 가면, 이타적인 사람의 가면, 내 몸을 갈아서, 희생하고,영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면,이러한 가면들 속에서, 우리는 상황에 따라서, 그때 그때 필요한 ,그때 그때 필요한 가면이 필요하였으며, 세상의 기준에 맞는 , 인생의 적절한 변검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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