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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멋진 도망 - 까미난떼, 끝인 줄 알았던 순간 다시 걷기 시작하다
나상천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까미난떼는 영화의 주인공인 요리사가 실제로 운영하는 곳이다. 식당의 주인은 하얀 토크 블랑슈를 쓴 중년의 셰프로, 사람들은 그를 '킴스'라고 부른다. 저녁 영업 전, 킴스가 텅 빈 식당 한 가운데에 섰다. 열다섯 명 정도 앉을 수 있는 크기의 식당 정중앙에 주방이 있다. (-8-)
로저의 폐가 비명을 질렀다. 헉,헉,헉, 숨을 쉴 때마다 기관지가 긁히는 것 같았다. 심장이 마구 뛰었다. 허벅지 근육이 불타올랐고, 걸음을 뗄 때마다 종아리에서 경련이 일어났다. 등 뒤에 매달린 15킬로그램의 배낭은 어깨를 파고 들었다. 쇄골이 눌리는 통증,입 안에서 나는 쇠맛에 눈앞이 흐려졌다. (-28-)
사춘기. 그렇다. 수아는 스스로 자신이 사춘기라고 했다. 자꾸만 아빠 말을 듣기 싫고 멀어지고 싶다고 했던 딸의 편지가 생각났다. 그때는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다고만 했었다. 정작 그 말 뒤에 숨겨진 것을 읽지 못했다. (-69-)
구독자 현황이 머릿속에서 계산되었다. 현재 1만 9,000명 . 목표는 33만명.남은 시간은 28일.
"셰프님, 제 등 좀 찍어주실래요?"
로저가 킴스의 손에 강제로 카메라를 건네고 상의를 들어 올려 벌레에 물린 쪽을 보여주며 부탁했다. (-81-)
도로시가 준상에게 물었다. 준상은 대답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꿈이라니, 나한테 꿈이 있었나. 그래 , 있었다. 얼마전까지는. 무용을 전공했다. 중고등학교 때 무용 대회에 나가 우승도 여러 번 했고, 서울에 있는 예술대학에도 합격했다. 그렇게 대학에 다니며 혜지를 만났고,혜지와 함께할 미래도 꿈꿨다. 평범하지만 행복한 삶. 그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118-)
우리는 각자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그 꿈이 어떤 이들에겐 의미가 되고,가치가 되고 있다. 삶에 있어서, 평범한 삶.,행복한 삶을 원하지만,그 삶이 어느 순간 산산조각 나 있음을 알게 된다. 꿈은 어느새 지워지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에 멈춰 있다. 누군가 나에게 주는 상처와 마음의 고통이 그를 가두어 버리게 된다.
소설 『어느 멋진 도망』의 주인공은 킴스,로저, 도로시다. 유투브를 운영하고 있는 로저는 800km 의 산티아고 순례길, 33일동안 33만명의 구독자를 모으는 것을 목표로 하였고, 도로시와 킴스와 서로 동행할 수 있었다. 산티아고 순레길에서 만난 준상. 이들은 왜 한 장소에서, 800km를 동행했던 것일까, 그건 현실에서 도피하려는 인간의 심리였을 것이다.아내의 죽음으로 , 사춘기 딸 수아와 함께 살아가는 중년의 셰프 킴스, 무용을 전공하였던 도로시, 그리고, 영화를 제작하고 싶었던 로저,그들이 33일 동안 같은 길을 순례하면서, 소소하지만, 꿈을 가지고 있었고, 어떤 목표르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건 평범하지만, 인생의 기적이기도 하다. 무언가 부재한 상황에서, 도망치듯 도착한 그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들이 살아가야 할 이유, 주어진 인생을 감내할 수 있었다는 점,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한편의 소설 속에서, 마음의 위로와, 소소한 행복, 남은 생에 대한 안식처를 꿈꾸고 있다.그것이 바로 우리가 말하고 있는 삶의 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