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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소멸
한동일 지음 / 그린스트로우 / 2026년 3월
평점 :




그녀의 일상에 변화가 생겼다. 무채색 일변도였던 그녀의 옷은 계절에 맞추어 색을 입기 시작했다. 뒤로 묶었던 머리카락은 푸는 날이 많아졌고, 조금씩 밝은 색으로 바뀌기도 했다. 구름이 걷히고 달빛이 그녀에게 쏟아져 내렸다. 환하게 웃고 있던 그녀로부터 허술했던 도시인을 느꼈다. (-30-)
처음 봤을 때 그녀의 붉은 눈빛 , 살랑거리는 머리칼로부터 날리는 따듯한 향기, 그로 인해 두근거렸던 나의 감정, 열정, 헤어진 뒤의 그리움, 익숙해지기까지의 노력, 모든 것을 기억했다. (-76-)
며칠 동안 이어졌던 힘겨운 추위가 사라지고 따듯한 겨울이 돌아왔다. 아내는 밀어두었던 청소를 했다. 차을 활짝 열어 새로운 공기로 갈아 끼웠다. 마을 사람들은 창을 통해 동네 입구에 저리 잡은 화가의 집을 자연스럽게 엿볼 수 있었다. (-126-)
우리가 생각하는 청춘은 희망과 새출발을, 회복을 꿈꾸는 하나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다. 청춘하면 떠오르는 것은 도전과 열정, 혁신과 용기, 그리고 변화가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기성세대가 해보지 못한 것을 할 수 있고,그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생각과 가치관으로 이어지곤 한다.그러나 현실 속 청춘은 희망보다 절망에 가까워지고 있었고,기성세대의 가치관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겉돌곤 한다.
대학에서, 심리학과 국문학을 전공한 한동일 작가가 쓴 소설 『청춘의소멸』은 한국인의 청춘체 대한 자화상을 세편의 중단편 소설에 엮어내고 있었다. 무언가 우울하고, 피곤해 보이면서, 무채색 일변도의 청춘의 현실, 그들은 자신을 위해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자성의 목소리와 우리 사회가 물어야 할 성찰에 대해 소개하고자 하였다. 고독과 외로움, 절망과 절규에 가까운 현실 세계에서, 청춘은 자신의 외모를 바꾸는 것에서 머무르지 않는다. 기성세대가 구축한 견고한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 그들이 살아남을 길이라고 생각한다. 돌이켜 보면, 기성세대는 다음 세대가 자신보다 더 나은 세상을 살아가길 원한다. 그 누구도 자가기 살아온 고통과 시련을 후대가 겪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그들의 생각과 가치관의 오류는 후대에 청춘에게 답습 되어왔고,그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제약을 가하고 있다. 오답이 정답이 되어서,기성세대가 후대에게 물려주려는 욕망에 있어서, 청춘은 서서히 희망의 불빛이 꺼져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