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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숲 ㅣ ANGST
김인숙 지음 / 북다 / 2025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청소업체는 이미 도착해 있었다. 2층에서 먼저 작업을 시작한 모양인데, 아직 꺼내지 못한 시신을 피하느라 그런 것 같았다.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들이 2층에서 마당으로 던져지고 있었다. 업체 직원이 구경꾼들을 향해 조심하라고 소리를 지르고, 여기 무너진다! 악을 쓰기도 했다. (-16-)
중장비를 운전하는 아버지가 고교에 일을 나갔던 적이 있었다. 배운 게 없는 아버지, 배운 거라고는 중장비와 술밖에 없는 아버지. 다행히 술을 잘 배워 주사는 없는 아버지. 농담할 줄 모르고, 무뚝둑하기 짝이 없는 아버지가 곡교 얘기를 할 때는 웃음을 터뜨렸다. (-31-)
모유리는 나이가 정보하보다 한 살 어리니 그때 고작 열세살이었다.겨우 열세살 짜리 아이가 꿈꾸는 자살이란 어떤 것일까. 열 네살인 정보하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기다려도 기다려도 여자 아이는 다리를 건너오지 않았다. (-71-)
모유리의 아버지 모기리 그리고 할아버지 모근우, 그들은 동시에 실종했고,동시에 사망했다.
긴 이야기다. 사망한 그들이 어떻게 돌아올 수 있을까. 돌아오기나 한 것일까.아니, 죽은 적이 있기나 한 것일까.
(-76-)
곡교는 지난한 과저을 거쳐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됐다. 그 후 신도시 예정지구가 발표될 때마다 어김없이 곡교 지역이 거론되었다.그러나 매번 엎어졌다.그래도 부분적인 개발은 이루어졌으므로 그 과저에서 돈을 만지게 된 사람들이 있었는데 , 장강민이 그중 하나였다. 정확히는 장강민의 부모가 그랬지만, 외아들이니 그 재산은 전부 장강민에게로 상속될 것이다. (-135-)
소설 『자작나무숲』은 돈냄새와 쓰레기 냄새가 느껴지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돈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대한민국 사회풍토를 적나라하게 소개하고 있었다. 돈이 있으며,행복해질 수 있고,경제적 자유를 얻음으로서,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되는 대한민국 사회 곳곳의 정서를 번영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은 법과 제도, 정치 전반에 돈이 개입되어 있다.
소설 주인공은 모유리였다. 모씨 집안에서,유일한 상속녀, 모유리에게 할아버지 모근우와 아버지 모기리가 있다. 어려서부터 지긋지긋한 가난을 느끼며 살아온 ,모유리에게,예기치 않은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동시에 실종된 사건이다. 그 사건을 추적해 나가고 있다.
이 소설의 배경은 곡교 산 1번지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유일한 탈출구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자신의 집이 개발되는 것이다. 법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고, 눌러 않을 수도 있다. 집이 오래되면 될수록, 더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모유리의 할머니가 머무르고 있는 집이 그렇다.이 집은 모유리에게도 의미있는 집이다,자신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돈은 사람을 속일 수 있다. 없어져야 하는 것이 사라지면, 무언가 특혜를 얻을 수 있다. 합법적으로 사라지게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그 혜택을 단 한사람만 가질 수 있고,누릴 수 있다면,더 좋은 일이기도 하다. 모유리에게,할머니는 그런 사람이다. 집안 곳곳에 있는 버려져야 하는 쓰레기들이 어느덧, 자신의 잠잘 공간을 침투하고 있었다.그걸 너무 잘 알고 있었던 모유리, 모씨 집안의 가난의 원인은 배우지 못한 것에 있었다. 술을 좋아하는 아버지와,그의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알려준 것은 유일한 가난이었다. 모유리는 바로 그런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고,그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생존이자, 욕망으로 분출되어 있었다.이 소설에 돈냄새와 쓰레기 냄새,자작자작 타는 냄새가 느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