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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버린 도시, 서울
방서현 지음 / 문이당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아주 어린 시절, 달동네에 대한 기억은 마냥 푸르다. 그것은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영롱하고, 보석처럼 빛나며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눈부시다. (-20-)
혜미가 재촉했다. 일수는 고양이 목줄을 꽉 잡았다. 그러더니 그것을 위로 들어올렸다. 이어 줄과 함께 고양이도 따라 올라가고, 순식간에 고양이는 공중에 매달려 바둥바둥댔다. (-53-)
옥상은 평평해 바닥이 초록색으로 칠해 있고, 방금 청소한 것처럼 깨끗하다.옥상에는 원형 테이블과 플라스틱 의자 4개가 놓여 있다. (-77-)
현수는 빵을 가져와 내게 주었다. 봉지에 든 단팥빵인데, 위로 풍성하게 부풀어져 있고, 검은 개가 가운데 !뿌려져 먹음직스럽다. 빵을 먹고 나자 현수는 검은 속셈을 드러냈다. 현수는 내게 집 청소와 설거지를 도와 달라고 했다. (-97-)
할머니 말에 의하면 학원은 폐지가 많다고 한다. 학생들이 다 본 학습지나 문제집, 시험지, 답안지 등은 물론 일주일치의 신문도 나온다. 할머니는 젊은 여자에게 부탁했다고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올 테니 학원에서 나오는 폐지를 다라고. (-138-)
소설 『내가 버린 도시, 서울』은 누군가에겐 낯설게 느겨지지만 누군가에겐 익숙한 이야기가 될 수 잇다. 새벽에 차가 다니지 않는 시간이 되면, 어두컴컴한 밤에 커다란 리어카가 움직인다. 재활용 쓰레기 주변에, 폐지나 종이박스, 돈이 될만한 비철을 모으고, 그것을 가까운 재활용센터에 가져다가 키로당 얼마씱 팔아간다. 그 돈으로 생활비로 쓴다. 소설 속 주인공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잇는 그 달동네에선 조용한 날이 없다. 시끌벅적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 너머에는 가난이 숨어 있으며,그들을 똥수저, 흙수저라 한다.
폐지를 줍는 할머니,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아이, 아이에게 자신을 지킬 수 잇는 유일한 사람은 할머니 뿐이었다.해가 들지 않는 반지하 방에서, 바래가 잘 마르지 않고, 방은 곰팡이가 쓸어 있다.이런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연탄과 동거 동락하며, 질식사하고, 가까운 곳에는 아파트가 있다. 학교에서,가난한 아이는 왕따가 되어도,참아야 했다. 남들은 당연한 데도, 자신은 그 당여한 것이 당연하지 않다. 아이들은 소소한 돈으로 , 어두운 속셈을 드러내고, 돈의 권력을 이용하고 있다. 가난한 아이는 스스로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서, 유일한 방법은 공부 뿐이다. 학원을 다닐 수 없는 가정형편, 오직 교과서와 수업을 통해서, 전교 상위권이 되었다. 학교에서 임원이 되는데, 그로 인해 달콤한 제안이 들어왔다. 할머니에게, 폐지를 줍지 않아도 된다는 그 달콤한 제안, 아이는 고민하고, 고민하고 있었다. 바로 가난한 사람들, 반지하,옥탑방, 달동네에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