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사랑 - 우리가 무뎌진 것에 대하여
고영호.신혜령 지음 / 북스고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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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둘의 만남이 평범했다고 말하는 그 어떤 커플의 이야기도,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결국 두 사람이 만난 함께 쌓아온 이야기는 특별했다. 전부 다 특별하기 때문에'특별한 것이 평범하게 느껴진다고 해야 할 정도다. (-8-)



웨딩촬영은 늘 어느 정도의 긴장과 설렘이 공존한다.하지만 그날은 이상하리만큼 단호한 분위기가 있었다. 그녀의 장난기 있는 말투와 익숙한 듯 그녀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는 그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그리고 둘 사이에 느껴지는 아주 단단한 신뢰, 나는 두 사람이 걸어가는 뒷모습을 렌즈로 따라가며 생각했다. (-28-)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

갑자기 등장한 그날의 프러포즈는 빈틈없이 계획하에 진행되는 이벤트와는 전혀 다른 울림이 있었다. 행여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까 봐, 그 예기치 못한 사고가 완벽해야 할 프러포즈의 순간을 망칠까 봐, 사전에 꼼곰히 준비한 프러포즈를 포착할 때도 감동적이었다. (-60-)



하지만 내향적인 성햐의 I, 그중에서도 대문자 I,내향의 끝에 있는 커플을 만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표현의 폭이 작고 말수가 적은 두 사람 앞에서 괜한 농담을 던지거나 억지웃음을 유도하는 건 무의미하다. 어떤 장면을 연출하려는 모든 노력이 오히려 그들에게는 불편한 공기가 되어 버린다. (-88-)



물을 수가 없었다. 무슨 말인들 거추장스러울 것 같았다. 어떤 위로도 어설프기만 했으리라. 침묵으로 답하는 것이 때로는 가장 큰 존중이 될 때도 있다. 찰나였지만 두 사람을 찍었던 그날의 기억이 찌릿하고 아팠다. (-127-)



인간의 삶에는 매순간 만남이 있고,이별이 있다.사랑이 있고,미움도 존재한다. 우연과 필연이 교차되는 우리의 삶 속에서,다양한 기억과 기록이 현존하고 있으며, 수많은 순간 순간들이 시간과 세월의 흐름에 따라, 순간 순간이 점점으로 연결되어지고 있다. 사진은 그 순간들을 담아내고 있으며,우리 삶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기록하고,기억을 통해서, 서로에 대해 이해와 공감을 얻을 수 있다.평범함 속에서,특별한 순간이 우리에게 존재했다.



책 『그럼에도, 사랑』은 에세이집이다. 단순한 에세이집이 아닌, 사진기자의 포토 에세이다. 사진작가로서, 두 부부가 걸어온 길들,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그 순간들을 글과 사진을 통해서,정리해놓았다. 웨딩 결혼에 대한 이미지, 사랑에 대해서, 결혼 전 프로포즈를 하는 그 순간에 대해서,사진 한장 한장 속에 담겨진 의미와 가치를 담고 있다.



사진작가는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서,작은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았다. 그 상황 분위기라던지, 표정이라던지, 서로 아끼고,존중하고,배려하는 그 모습들을 사진 속에 생생하게 담아내려는 노력들, 자연스럽지 않은, 연출을 해야만 하는 사진 속에서,결코 인위적인 모습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이 존재한다. 신혼 부부가 찾아오거나,오래 함께 해온 중년 부부가 찾아올 때의 분위기, 아이들과 가족이 함께 하는 그 모습들은 때로는 사진작가라는 자신의 본모습을 지우고, 관찰하고, 세심함과 디테일함으로서, 작은 것 하나, 소소한 것 하나 하나 놓치지 않았다. 본인조차도 몰랐던 것을 사진을 통해서,재현하고, 행복햇던 그 순간, 사랑했던 그 이에 대해서, 서로를 아끼고, 믿음과 신뢰가 영월하길 바라는 것, 사진작가가 사진에 평범한 그 순간을 특별한 기억으로 채우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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