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와 시인의 마음을 받아쓰며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필사 에세이
유희경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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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텍스트가 드러내는 풍경은 사뭇 다르다. 이때 세계는 정지에 가까워지려고 하나. 고정된 채 고스란하다. 텍스트는 포착하지 않는다. 그 자체로 포착이다. 텍스트는 순간을 영원의 방향으로 이끈다. 텍스트는 소유의 문제로부터 자유롭다. 텍스트는 오직 텍스트의 것이다. (-8-)



주의산만.명랑하고 씩씩하지만 주의산만.어머니는 주의산만이라는 단어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 되었다. 도대체 왜 집중을 못하느냐고, 왜 딴생각을 하느냐고 꾸중하셨다. 그제야 나는 주의산만과 딴생각이 같은 뜻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주의산만과 딴생각. 둘을 놓고 맹렬히 생각하는 동안 어머니가 외쳤다. (-37-)



일상 속에서, 느림을 찾는다. 우리는 시간에 쫒겨 살아가고 있었다. 시간을 흘려 보내는 방법을 잊어 버렸다. 사람을 기다리다가, 사람을 놓치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 스스로 사람을 소유하려는 마음에 미음이 분주하다.소유하지 않으면서,비우며 살아가는 것, 마음을 흘려 보내면서, 사람을 돌보며, 관계를 챙겨 보았다.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생 가치와 의미를 생각해 봤다. 

우리의 인생은 차갑지 않다는 것을 텍스트 속에서, 깨우쳐 주고 있다. 돌봄과 챙김을 돌아보게 되나.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다.



필사 에세이집 『천천히 와』은 누드사철판이다. 책등이 독득하고 딱딱하며, 빈티지하다. 지난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삶에 있어서, 느림을 예찬하고,아날로그적 가치를 허투루 생각하지 않았다. 씩씩하고,명랑하지만, 산만한 아이. 딴생각을 하면서,시간을 때우고 있다. 지난 시간들을 스스로 괴롭히며 살아간다. 느리게 ,느리게,천천히 살아간다면, 우리는 삶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을 잊지 않게 된다. 사람에 대해서, 나 스스로 생각하고, 사색한다. 성경을 필사해 본 어머니의 필사로 채워진 한 권의 책에는 글씨와 텍스트가 주는 조용함을 잊었다. 사람에 대해서, 돌아보고, 이해하며 살아간다는 것, 삶에 대해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일깨워주고 있다. 빠르게 달리지 않아도 , 천천히 걸어가면서, 내 주변 사람을 챙기는 법을 찾아간다. 사람을 생각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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