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
서윤빈 지음 / 열림원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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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당신은 양치하며 알기예보를 본다. 당신이 관심을 두는 유일한 뉴스다. 요즘엔 뉴스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일기예보만 편집한 영상을 보 수 있어 편리하다. 피부가 매끈한 아운서가 서울에 엄청난 비가 내릴 예정이라고 말한다. (-10-)



준우의 목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대답하지 마라. 물의 흐름을 느끼는데 집중하라.섣불리 움직여서는 안 된다. 내가 무사히 태어날 때까지. (-39-)



발코니 바닥에는 죽은 날치 세 마리가 마라 가고 있었다. 밤 사이 방사되기라도 한 모양이었다. 오늘은 비가 좀 내리겠군. 폭움까지는 아닐 것 같고, 몇 차례소나기 정도나 오려나. 이곳에 살기 시작한 이래 나는 날치로 날씨를 점치고 있다.여전히 생활의 지혜는 유효하다. 다만 갱신될 뿐이다. (-44-)



"블랙번의 암모니아성 질소 수치와 페놀 수치는 비정상적으로 남았습니다. 도시의 아무 흙이나 퍼다가 측정한 것보다 더요. 분화구나 심해처럼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생테계가 형성되는 걸 아시죠?블랙번에도 침출수를 양분 삼아 살아가는 생물들이 나타나 오염 물질들을 먹어 치워 버린 것이 분명해요. 아직 우리가 그 증거를 찾지 못했을 뿐입니다. 블랙번이 조금만 더 빨리 발견되었더라면 분명 반박할 수 없는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을 거예요." (-88-)



102호로 인해 우리의 미래는 사후강직된 시체처럼 빳빳하게 굳었다. 우리는 텃밭을 꾸리기 위해 겨우내 준비해 둘 예정이었다. 게와 벌레들을 좇을 반려동물도 한마리 알아보고 있었고, 널 위해 마당에 나무 그네도 설치하고 싶었다. 그러나 노인이 무슨 짓을 할지 알수가 없었다. 하루는 눈이 내렸고 너는 밖에 나가 놀고 싶어 했다. 네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으려나. 네가 눈사람을 만들겠다고 꼬물거리는 동안 나는 너와 1층을 번갈아 보느라 고역이었다. (-135-)



여자가 말했다. 그러자 전화가 끊어졌다. 그건 동의를 뜻했다. 승우는 업무 시간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으므로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하지 앟는 습관이 생겼다. 여자는 혼자 메뉴를 정하는 일에 익숙해져 있었다. 민들레 홀씨들이 그림자처럼 여자 주변을 날아다녔다. (-186-)



검은 해변을 마치 덩굴처럼 점령한 사람들.이미 손쓸 수 없게 되었다는 듯 경찰들은 한참 멀리서 뒷짐만 지고 있었다. 먼바다로부터 먹구름이 밀려오고 있었다. 공기에서 잔 내가 났다. 블랙번 사람들의 모습은 마냥 검지 않고 야간 녹색이 끼어 있어 식물 아래에 진 그림자 같기도 했다.확실한 건 그게 아주 아름답다는 사실뿐이었다. (-212-)



1997년 12월 교토에서,기후변화에 관한 국제 협약 쿄토의정서(Kyoto Protocol)가 있었다. 지구의 기온이 올라가게 되면, 지구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지구의 해수면은 상승될 수 있다. 여기에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녹고 있으며, 북극빙하도 녹고 있다. 폭염과 폭우, 산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예전처럼 100년 만에 폭우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식상할 정도로 우리는 기후위기,기후재난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여기서 기후재난은 인간의 기준일 뿐이지 동물의 기준으로 보면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인간의 발자국이 닿지 않은 DMZ에는 원시 생물들이 평온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말이다.



소설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은 인간이 앞으로 마주하게 될 기후 문제를 생각할 수 있다. 결국 좀말이라는 뜻은 인간의 대멸종을 의미한다. 블랙번 해안가에서, 인간의 피부를 녹이는 검은 해변으로 바뀌게 되고,그 과정에서,인간은 생존하기 위핸 기회를 찾아가고 있다. 동식물은 그런 기후위기,기후 재난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었고, 먹이와 독성물질을 정화해 나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지구에,인간의 숫자가 너무 많다는 것, 풍요로움과 편리함으로 인해 지구의 자원들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었으며, 쓰레기를 버리고, 처리하지 못하고, 세상의 모든 사회적 가치가 여전히 기후와 환경보다 경제와 에너지, 자본을 우선하는데 기인하고 있다. 물론 기후위기,기후 재난 상태에서도 인간은 여전히 자기 스스로 본성에 이끌리는 살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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