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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간호사입니다
서울아산병원 간호부 지음 / 군자출판사(교재)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전립선암으로 수술한 81세 환자는 중환자실 치료 이후 재원 기간이 길어지고 있었고, 더 이상 병원 치료가 불필요함에도 병원 측의 과실이라며 퇴원을 거부하고 있었다. 보호자는 배우자로 코로나19와 가족 사정으로 인해 교대없이 지속 상주 중이었다. (-19-)
용기를 북돋워 주는 말, 격려의 말, 이해와 공감을 표현하는 말이 아닌 평범한 말이 누군가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말이 될 수 있는 점은 우리 간호사가 갖는 말의 힘이 아닐까 싶다. 우리와 환자가 쌓는 라포와 신뢰, 정성 어린 간호가 짧고 평범한 말에도 온전히 느껴지지 않을까. (-28-)
2023년 한 해도 많은 말기 암환자들이 감마나이프 수술을 받고 가셨다. 암으로 인한 통증, 예후에 대한 불안감, 가족들의 고통, 지속되는 병원 치료로 인해 환자들은 힘들 수 밖에 없다.내가 그 모든 것을 해결해 드릴 수는 없지만 그 고통 속에서, "당신의 치료를 위해 제가 옆에서 힘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함께 하면 우리 이번 어려움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겁니다."라고 옆에서 응원해 드리고 싶다. (-102-)
덩치는 컸지만 아이 같았던 중학교 2학년의 환자가 중환자실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은 한동안 내 가족이 떠난 것처럼 슬펐다. 갑자기 내가 일하는 곳이 무섭다고도 느껴지며 출근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는 그런 마음을 똑같이 느끼며 힘들어하는 간호사에게 말해주고 싶다.최선을 다했고, 아이들의 손을 끝까지 놓지 않고 함께 공감하며 도와주어 정말 감사하다고 말이다. (-167-)
혈액배양이든, 다제내성균이든, 호홉기 감염이든 선제 격리는 기본이다. 설사가 지속되는 환자는 접촉 주의에 준해서 격리를 시작하고, 호중구가 저하된 환자가 그람 음성균이 자란다는 보고에 바로 선제 격리를 고려한다 (-213-)
간간히 부고 문자 받는다. 친인척 뿐만 아니라, 친구들,지인의 장례식 소식을 들을 때면 울적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병원에서, 간호사를 마주하며, 가슴이 철렁 내려 앉으며 다리가 후들거릴 때가 있다.
서울아산 병원, 대한민국에서, 암환자가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2020년 6월 , 코로나 확진자가 아산병원에서 발생하였고, 뉴스에 크게 보도된 바 있다. 최고의 의료시설을 갖춘 아산 병원이었으며,그곳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의 일상 , 수기는 나 또한 서울 아산 병원에 입원할 수 있기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책에는 50여 명의 간호사 수기가 소개된다. 간호사로 일하면 가장 큰 어려움이 간호사로서의 의미를 찾는 것이다. 어떤 직업보다도 스트레스가 많은 곳이며, 고단하고 ,힘든 공간이다.사람의 생명을 조심스럽게 다루는 곳이기에, 시시각각 생과 사를 오가고 있었다.
입원한 환자들이 모두 건강하게 퇴원하면 좋으련만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다.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환자도 있었고, 말기 암환자도 있다. 소아 병동에 있는 어린이 환자를 지켜보는 간호사들의 정신적 고통을 읽을 수 있다. 최선을 다해서, 환자를 돌보지만,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는 것은 아니다.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심폐소생술을 거부한다는 것은 스스로 인생을 정리했다는 것과 다름 없다. 그럼에도 , 최선을 다해 간호한다는 것은 간호사로서의 사명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간호사의 역할 뿐만 아니라, 수많은 간호사들은 각자의 역할이 있다.그 역할에 따라서,일을 하고, 피와 땀으로 얼룩진 일상이 반복된다. 환자의 마지막 순간을 아름답게 보내야 한다는 것은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