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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보의 사랑 ㅣ 달달북다 12
이미상 지음 / 북다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그에게는 모든 소리가 참을 수 없이 시끄럽고 빛은 따가웠다. 세상은 특별한 기술로 그를 괴롭힐 필요가 없었다. 세상이 발하는 모든 소리, 빛, 냄새 ,에너지가 그를 공격했다. (-12-)
아버지가 주고 우리는 아버지를 위해 했던 일이라면 그게 뭐든 하지 말기로 약속했다. 숟가락을 팍 내려놨고, 발꿈치를 이용해 꽉꽉 걸었다. 과거에 우리는 까치발로만 다녔다. 아래층에서 층간 소음을 항의하러 올라왔을 때 ,우리는 사죄하면서도 웃지 않으려고 콧구멍을 벌릉거렸다. (-16-)
어머니의 판결은 합리적이고도 음흉했다. 첫째와 둘째 누나의 뜻에 따라 대학 입학을 조건으로 걸었고, 막내 누나의 뜻에 따라 독립시키기로 한 것이었다. 음흉한 부분은 내가 어느 대학에 들어갈지도 정해 주었다는 것이다. (-23-)
나는 위층 사람에게 건넬 인사말을 연습하며 집을 나섰다. 한 달째 개소음에 시달리다가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항의하러 가는 길이었다. 개는 집에 사람이 없을 때만 짖었으므로 조용한 것을 보니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 (-28-)
사람이나 동물이나 혼자서 살아간다는 것은 힘들다. 자신의 나약함을 서로 모이고, 함께 함으로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여럿이 모이게 되면, 갈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규칙이 만들어지고, 조직이 만들어지고,가족이 형성된다. 공동체가 만들어지면서, 지역에 사람이 모여들고, 나라가 형성될 수 있었다. 이런 인간의 모습은 동물에게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곤 한다. 개미의 집단 군집 모임이 바로 그렇다.
북다 시리즈 『잠보의 사랑(달달북다12)』는 짧은 소설로 구성되어 있었다.이 소설에서, 주인공은 히키코리, 즉 은둔형 외톨이다. 청각과 후각,시각에 있어서 남들보다 예민한 성격을 가진 아빠 때문에, 가족들은 항상 까치발을 들고 다녀야 했다. 어느날 주인공은 코로나로 인해 좁은 집에 여럿이 살게 된다. 그리고 일이 터지고 말았고, 2층에 사는 개를 키우는 여자와 마주치게 된다.
개들의 습성도 인간과 비슷할 때가 있다. 2층에 사는 여자가 키우는 개는 분리불안증을 가지고 있다. 옆에 개주인이 있으면, 짖지 않는다. 하지만, 혼자 있으면, 짖는 습성이 있다.이런 상황 때문에, 주인공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가족에게 독립을 선언하게 된 주인공, 그리고 분리불안증이 있는 개를 함께 키우자는 조건으로 40대 여자와 함께 생활하게 되고,서로 연인이 되고 말았다.하지만 , 서로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은 서로 결별할 만한 이유를 만들게 된다. 서로 다르다는 것은 끌리는 이유,매력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스트레스가 되고, 서로 거리감을 두는 이유가 될 수 있음을 이 소설에서 느낄 수 있다. 인간은 서로 비슷한 사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야 행복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