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간 이야기 - 첨단 기술의 원점을 찾아서
정진오 지음 / 교유서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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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무기, 첨단 기술이라고 할 때의 '첨(尖)'이라는 글자는 뾰족하다는 뜻으로도, 날카롭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뾰족하면서도 단단한 창, 날카로우면서도 무르지 않은 칼을 만드는 부류가 대장장이이다. 그들의 일터인 대장간은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금속 소재 산업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그 대장간은 생동하는 기술 박물관이다. (-9-)



송종화 장인의 엿가위가 전국에 소문이 난 것은 겉모양도 겉모양이지만 소리가 특별해서라고 한다.가위가 좋은 소리를 낼 수 있게 하려면 쇠를 잘 때려서 풀어낼 줄 알아야 한다고 송 장인은 강조한다.엿가위는 낫처럼 굳이 단단할 필요가 없다보니 야키를 넣지 않는다. (-30-)



신라 제4대 임금 탕해왕이 왕위에 오르는 과정을 담은 설화에 '대장장이'가 등장한다. 탈해왕은 일본보다도 더 먼 나라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사람으로 난 게 아니라, 알로 태어났다. 그 나라 임금이던 부친은 불길하다 하여 나무 궤짝에 그 알을 넣어 바다에 띄워 보냈는데 어찌어찌하여 신라에까지 닿았다. 그 궤작에서 어린아이가 나왔다. 탈해왕이다. 어린 탈해는 '대장장이를 이용해 좋은 터에 지은 남의 집을 빼앗았는데,이는 곧바로 임금의 사위로 올라서는 통로가 되었다. (-74-)



성경에는 또 대장간의 필수 장비인 풀무가 여러 차례 등장한다.국내 기독교 박물관 같은 곳에서 이스라엘의 옛 풀무와 우리나라의 전통 손풀무를 함께 전시할 정도로 기독교에서는 대장간이 풀무를 중요시한다. (-123-)



백범의 부친에게서 삼릉창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받고 그 창을 만든 인천의 대장장이가 무엇을 표본으로 해서 만들었는지도 궁금하다. 백범의 말만 듣고서 부친과 대장장이가 그 생김새를 대번에 알 수 있었다면 당시까지만 해도 삼릉창이라는 말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는 얘기다. (-176-)



어디를 가나 대장간의 단골손님 중에는 무속인이 있다.무속인과 대장간 철물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은데,굿을 할 때 쓰는 도구 주에 대장간이 아니고서는 구하기 어려운 게 제법 있다. 삼지창, 작두, 칼이 대표적이다. 웬만한 대장간이 제품 진열대에는 커다란 삼지창 한두 자루씩은 보이게 마련이다. 무인들이나 쓸 것 같은 이 무시무시해 보이는 강철 창이 무속인용이다. (-219-)



조총 개발 과정에 참여한 대장장이가 원래는 칼 제작 전문가였다는 점이 흥미롭다. 군대의 주요 무기가 칼에서 조총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대장장이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인데 이는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임진왜란의 원인 중 하나가 된 일본의 조총 개발에도 사무라이용 칼을 만들던 대장장이들이 참여했다. 일본 남쪽의 섬 다네가시마에서는 1543년 포르투갈 조총을 넘겨받아 1년여의 고투 끝에 새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242-)



요증에도 잘 팔리는 개업 선물 주에 편자가 있다.편자는 말발굽에 u자형으로 대어 붙이는 쇳조각인데, 대장간에서 만들던 물건이다. 말뿐만 아니라 소발굽에도 편자를 끼웠다. 편자의 쓰임새를 실제로 구경하려면 경마장에나 가야겠지만, 옛날 말 타고 다니던 시절이나 소를 이용해 물건을 실어나르던 때에는 편자가 생활필수품이었다. (-290-)



대장장이가 일하는 공간을 대장간이라 한다. 대장간에서, 농기구를 만들고, 호미,낫, 식칼을 대장간에서 만들어 간다. 10대 어린 나이에 대장간에서 알하게 되고, 하나하나 기술을 익히면서,가난을 이겨내고, 뜨거운 공간에서의 인내심을 배웠다. 농업이 밥줄이었던 1950년대~1970년대 우리의 삶에서  시골 읍내 어디든 대장간이 있었다. 바닷가에도 대장장이가 필요하였고, 갯벌에서, 갯벌 생명체를 낚기 위해서 주꾸미를 잡기 위해서, 대장간에서 만든 도구가 필요하다.말편자도 대장간에서 만들어진다. 



책 『대장간 이야기』은 신문기자가 쓰는 대장간 이야기다. 점점 더 잊혀지고 있으며,사라지고 있는 대장간 이야기는 농업 뿐만 아니라,전쟁에서, 무기를 만드는데 꼭 필요했고, 이동형 간이 대장간도 존재한다. 창을 만들고, 백범 김구가 감옥에서 탈출하는데 쓰여졌던, 삼릉창 도 대장간에서 만들어진다. 무속인이 대장간 단골 손님이라는 것이 의외다.하지만, 무속인의 삶 속에 자주 쓰여지고 있는 삼지창, 작두, 칼 을 구할 수 있는 것은 대장간이 아니면 쉽지 않았다.엿장ㅅ수에게 밥줄이나 다른 없는 칼이 댑장간에서 만들어진다.엿장수의 엿가위는 엿을 잘 썰고, 소리가 잘 나는 칼이어야 했다.  대장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었고, 농경 사회에서, 시골 읍내 어디에서나 존재했던,대장간과 대장장이, 그들의 손에 쥐어졌던 호미,낫을 빼놓고 그 시대상을 그때 당시의 우리의 생활을 이해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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