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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와 암실 ㅣ ANGST
박민정 지음 / 북다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내 잘못이라는 말을 백번 천번이고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말에 값을 매길 필요는 없다. 소년재판에서도 정화여하교에서도 영우학당에서도 대학과 대학원과 연구실에서도 나는 평생 잘못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삻았다. 엄마가 내게 가르쳐준 거의 유일한 것이기도 했다. (-36-)
냅다 시비를 걸었지만 본전도 못 찾은 노인은 기죽어 차로 돌아갔고 엄마는 나를 남겨둔 차로 돌아오면서 계속 중얼중얼 욕을 했다. 엄마가 화난 채 시트에 털썩 앉는데 익숙한 향수 냄새가 훅 풍겼다. 엄마는 그대를 두고 '목숨 걸고 너를 태워 다닌 시절'이라고 술회했다. 그렇게 파주와 서울을 오가며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북한 애'였다. (-70-)
오랜만에 다시 만난 날, 좌상에 마주 앉아 단호하게 말하던 모자 쓴 재이의 모습을 나는 자꾸만 떠올렸다. 재이는 오래전 열아홉 살에 겪은 현장에서의 모욕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고,'자기 가해자'가 그 일을 함부로 떠들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분명하게 분노했다. (-109-)
소설 『호수와 암실』은 공포와 호러를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컨셉의 K-판타지 소설이다. 이 소설 속 연화라는 존재는 이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특별한 인생을 살고 있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승정원일기'를 번역하고 있는 연화의 일상은 단조롭고, 단순하며,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무미건조한 삶을 살고 있었다. 이 소설에서 모멸과 혐오라는 소스가 곳곳에, 잡초처럼 퍼져 있는 이유는 연화의 인생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었다.
소설에는 또다른 인물 로사와 재이가 나온다. 특히 재이와 로사,연화의 인생을 보면,우리가 부모의 말씀에 다라서,자신의 인생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잇음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어려서 부모의 말씀을 잘 들어야 한다고,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살아온 인생에서, 후회와 근심 걱정으로 채워지고 잇는지 하나 둘 읽을 수 있었다.
삶이라는 것은 누구를 만나는지에 따라서 달라진다. 재이와 로사,연화에게 부모의 존재는 절대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함부로 개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이 소설의 독특한 컨셉을 발견할 수 있다. 모자을 쓴 재이의 모습 속에서, 오래전 열아홉살에서 겪었던 인생 경험들은 모욕이라는 단어로 각인되었고,그 모욕은 분노로 표출되었다.이 과정 하나하나에 대해서,우리가 놓칠 수 없는 것들을 읽을 수 있었고,작가아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부모의 삶이 나에게 절대적이어서는 안된다는 것 , 내 인생은 나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야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는 걸 잘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