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도 나를 이해할 수 없다. 아저씨와 헤어진 후 왜 곧장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흙길을 거스러 가고 있는지, 이 길은 서천을 건넌 망자들이 따라 걷는 길이었다. 미련을 훌훌 털어버린 하루와 명지은 아주머니도 이 길 끝으로 사라졌다. (-150-)
다산책방에서 출간된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품 『저승우체부 배달희』 는 소심하고, 부끄럼 많은 주인공 배달희가 등장하고 있다. 학교에서, 조용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달희는 친구가 내 곁에 있다가 갑자기 멀어지는 상황이 나타났으며, 그 이유를 본인은 잘 모르고 있었다. 달희는 소심하였고, 부끄럼 많았으며, 용기가 없었다.
달희에게, 죽은 이, 즉 망자의 마지막 편지를 전해주는 일을 도맡아하게 되는데,이승과 저승을 오가면서, 저승이 내가 생각했던 그 모습과 다르며,매우 평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전해줄 편지 속에 숨어있는 아픈 사연들을 달희가 스스로 우체부가 되면서, 조금씩 바뀌었다. 마지막 순간에 남기지 못했던 작별인사나, 작별로 인해, 내 안의 속마음을 못하는 것,그것이 내 삶에 어떤 변화를 주고 있는지 느끼게 했다.
달희의 모습은 나의 또다른 모습이다. 용기 내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상처 받을까봐 두려워했으며,그것이 때로는 아픈 상처가 되었다. 후회하지만, 잘 고쳐지지 않았다. 달희의 숨겨진 마음이 느껴졌으며, 그 모습이 달희가 고치고 싶었던 성격이지만, 스스로 고쳐지기 힘든 성격이다.우리가 삶 속에서 마주하고 있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들, 자신의 열등감이나, 트라우마를 숨기기 위해,때로는 거짓말을 하였고, 진실을 가까운 이들에게 말하는 것보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 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