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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어떻게 오나?
김산 지음, 김영선 그림 / 바른북스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무와 나무의 사이,
그 적당한 그 사이가
알맞은 사랑이고 공존이다.
그 사이에서
무수한 꽃이 피고 진다.
별이 다녀가고 비가 내린다. (-26-)
나태주 시인은
자동차 없이도
자신의 이름이 ‘나 태워줘’라서
불편함 없이
잘도 대중교통 얻어 타고 다닌단다. (-44-)
연잎은 자신이 견딜 수 있을 만큼만,
받아낼 수 있을 만큼만 기다렸다가
전부 비워냅니다.
저 알맞은,
적절한 비움의 법칙. (-60-)
세탁기에 옷을 넣고
빨래를 하다가
내 하루치의 삶도 빨래를 해보고 싶다.
때로는 서운함도, 외로움도, 부끄러웠던 순간들도
데려다가 빨래를 하고 싶다.
이 빨래만은 수돗물이 아닌
파란 하늘에서 물을 길어다가 빨아,
투명하고 깨끗한 햇빛에
널어 말리고 싶다.
그러면 내 삶도 조금은
맑고 순해지지 않을까? (-62-)
내가 태어나자
어머님 주머니 없는
배냇저고리를
첫 옷으로 입히셨다.
산다는 건
굳이 무얼 채워 넣어야 할
생이 아니라는 걸,
그때부터
알려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77-)
저들 앞에서
산다는 것이 못내 버겁다고,
감히 내 슬픔이 어둠보다 깊다고
말하지 못하겠다.
가벼운 새가 어디 있더냐,
하찮은 목숨이 어디 있더냐,
함부로 잊힐 얼굴이 어디 있더냐. (-97-)
절망 가득한 삶에서 희망의 씨를 뿌려본다. 최근 갑자기 일어난 산불은 우리 삶 속에서 삶과 죽음이 눈앞에 놓여져 있음을 보여주었다. ‘절망’이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삶 속에서 겸손하지 못하고, 소소한 것에 대해 불평하던 우리들에게 스스로 겸손한 삶을 살아갈 것을 아픔과 슬픔, 고통으로 일깨워 주었다.산불이 꺼지 이후가 더 비참하다.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성찰과 반성이다. 현직 교사가 쓴 『시가 어떻게 오나?』를 통해, 내가 몸으로 느껴야 할 것, 실행으로 옮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다.
침묵하라. 그래야 세상에 놓친 것들을 볼 수 있다.인내하라 ,그래야 적절할 때, 행동할 수 있다. 기다려야 할 때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빠르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느린 삶’이 주는 행복은 느끼기 어렵다. 찰나의 순간들이 하나둘 쓰레기가 되어 내 삶의 씨줄이 되고 날줄이 된다.
비워 내는 삶, 집착을 내려놓은 삶, 적당하게 살아가며 적절하게 살아갈 수 있을 때, 삶의 지혜가 보이고, 일상 속의 여유가 만들어진다.우리 스스로 삶 속을 아픔으로 채워가고 있으며,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서운함과 외로움, 유언망조차도 빨래하듯, 내 마음의 작은 더러움마저 빨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시를 읽으면서,나르 돌아보었다,. 나는 무엇과 거리르 두어야 할 것인가, 나는 지금무엇을 비울 것인가, 나의 감정을 비워 낸다는 것.그것은 타인을 위한 일이 아니라,나 자신을 위한 일이며,어떤 것이든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아야,내 삶의 평온이 깃들 수 있다.시는 나의 뼛속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상처를 끄집어 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