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짓는 국제변호사 - 9명의 귀농·귀촌 생존기
이수영 지음, 박현희 그림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주변에서는 '할머니라기엔 젊은 외지에서 온 여자' 가 혼자 과수원 앞에 농막을 짓고 억척스럽게 농사지으며 사는 게 이해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또한 시골이라는 곳이 농사가 시작된 이래 대대로 집성촌을 이루며 살아온 습성상 서로의 사정을 세밀하게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풍토를 갖고 있으니 그들의 불편한 관심도 이해되긴 했다. (-49-)



자연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나의 하우스에 온종일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으니 미물들도 음악의 감흥을 아는 건지 상추는 더욱 연녹색 광채를 드러내며 싱그럽게 자라나고, 개와 고양이조차 잘 짖지 않고 얌전하게 앉아있다. (-81-)



드디어 3년차 가을에는 배추 70포기를 전부 수확하여 형제들 김장하는 데 제공했고, 고추 모종도 1,300개를 심어 450근을 수확하는 쾌거를 이루면서 제대로 농사 3년을 고시공부한 셈이다. 굳이 거창한 공부까지는 아니더라도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라는 격언처럼 무엇이든 숙달하는 데 최소 3년은 필요하다는 걸 수긍하게 되었다. (-119-)



부모님의 논과 밭을 일터로 결정하고, 고향 집에 거주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농사에 돌입하였다. 논농사를 짓던 곳 중 1마지기(200 평)의 따에 소축사를 지어 매년 10여 마리의 한우를 길렀다. 송아지가 태어나 8개월 정도 기르고 나면 출하를 할 수 있어 비교적 안정적인 수입원이 되었다. (-147-)



9명의 귀농귀촌 생존기 『농사짓는 국제 변호사』다. 이 책은 도시에 살다가, 농사를 짓기 위해서,시골로 들어온 이들이 어떻게 농촌에서 귀촌귀농하여,정착할 수 있는지 그 흔적과 과정을 놓치지 않고 있다. 챋 제목에 나오는 농사짓는 국제변호사는 2018년에 귀촌한 박찬규 변호사이며, 노모를 봉양하기 위해서, 귀촌하였다가. 노지채소 뿐만 아니라 출강, 법률자문 및 봉사, 농작업 안전관리반까지 도맡아 일하고 있다.



집업도 다르고, 귀농하게 된 동기도 다르다.외지에 살다가,귀농하게 되면,출신을 묻고, 무엇을 했는지 물어본다. 숨어 있는 텃세가 있다. 그건 농촌사회 특유의 관습이며, 도시와 다른 환경과 문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실이며, 도시민들이 귀촌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원인 중 하나다.그들에게 너스레를 떨고, 자연스럽게 공동체 안에 스며들어야 한다. 하지만 시골에 있는 농업기술센터에서는 귀촌귀농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귀농귀촌 제도를 잘 활용하며, 농촌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귀농하기 전 어디에서 살았으며,직업은 무엇이며, 어디에서 일했는지가 핵심이다. 그들이 추구해왔던 일들이 , 귀농 후 농촌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면, 그들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에 도움를 주곤 한다. 전문적인 지식으 제공하고,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실패할 수 있는 확률을 줄여 나간다.  과거 한양에서, 유배형에 처했던 조선의 선비들이 유배지에서, 학문을 수양하고, 다양한 책을 써온 것처럼, 지금은 도시에서,유통이나 변호사,사업을 해왔던 이들이 귀촌하여, 농촌 사회에서,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문적인 지식을 활용하여,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농촌 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는 동시에, 신뢰와 믿음으로 다가갈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