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나비를 듣다 울었다 - 그 소란한 밤들을 지나
정은영.생경.성영주 지음 / 몽스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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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그때처럼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 봄이 온 줄도 몰라서 두꺼운 겨울옷을 입고 산책을 나섰다. 나만 겨울이었다. 왠지 이혼은 불행을 닮아서 내내 춥고 어두컴컴했다. 절망을 책망하는 밤들만 쌓여갔고 이게 자 무슨 소용인가 중얼대며 눈을 떴다. 쓰려던 것도 쓰던 것고 모두 부질없게만 느껴졌다. (-16-)



그러다 몸을 가로로 지탱하고 있던 팔꿈치에 힘을 풀고 모레에 완전히 몸을 맡긴다. 뒤통수에, 머리카락 사이사이에, 등에, 몸의 모든 뒷면에 모레가 닿는다. 모레와 가깝다. 미지근한 모래 위에 누운 채로 가슴을 압도하는 광할한 하늘을 본다. 한 군데도 가려지지 않은 하늘을 얼마나 자주 봤더라. (-103-)



결혼을 망치는 사람, 상대를 괴롭게 하는 당사자, 죄인으로는 더는 살고 싶지가 않아. 나 때문에 괴로워하는 누군가를 보면서 늘 마음 한편에 죄책감을 간직한 채 더는 살 수가 없을 것 같아.나는 네가 생각하는 결혼에 한 톨도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야. (-178-)



책 『잔나비를 듣다 울었다』은 결혼 후, 부부생활을 지내다가 이혼한 세 여성의 이야기다. 이혼에 대해서, 남성이 바라보는 관점과 여성이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사회에서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는 여서이라 하더라도,이혼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디.이혼에 대해 말을 꺼내느 것이 여성에겐 더 조심스럽고 공포스러울 수 있다 법적 절차에 다라서 이혼 후 새출발을 한다는 것이 여성에게 때로는 낙인이 될 수 있고,족쇄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대한민국 사회는 여전히 이혼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매우 강하며, 이혼에 대해서,매우 보수적인 시선을 노출하고 있다.



내 친인척 중에 이혼한 사람이 둘 있다. 한 사람은 상대 쪽이 잘못해서,이혼한 케이스고, 다른 하나는 나와 가까운 친척이 잘못해서 이혼한 케이스다. 공통점은 이혼사유에 여성의 잘잘못 보다는 남자의 잘못이 더 크다는 점이다. 불륜,외도, 경제적 손실, 성역할의 부재가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혼의 원인을 만든 쪽은 남성 쪽이 더 많지만, 실제로 고통과 시련에서 벗어나지 못하믐 것은 여성 쪽인 것 같다. 시간이 흘러도 스스로 이혼에 대한 후회와 상흔이 남아있다. 이혼 직전에 , 시어머미가 보여준 태도는 양육비 뿐만 아니라, 돈과 관련한 여러가지 문제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절망스럽다는 걸 일깨워주고 있다. 결혼 이후, 서로 아끼고 챙겨주는 부부 관계가 이혼 이후 상황이 바뀌게 됨을 알게 해준다.



자녀 문제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소위 내 아이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부부 사이에 이혼 문제에서,가장 큰 숙제로 남는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혼 직전에 여성이 남편의 잘잘못으로 정신적 피해, 육체적 피해가 큰 경우가 주로 나타나고 있다. 사람에 대한 배신감, 인간에 대한 환멸감이 클 경우,이혼 밖에 없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하지만 ,이혼에 대해서, 제 3자가 볼 땐, 한쪽이 일방적으로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양쪽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그로 인해 여성은 더 큰 상처와 후회를 안고 간다.새출발은 한다하더라도,내면 속의 상처는 지워지지 않는다.  죄책감과 절망감을 느끼며, 반 쯤 미쳐 있는 상태에서도, 스스로 용기와 위로를 얻는 상황이 사라지는 게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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