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주의보 - 제8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이금이 고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양양 그림 / 밤티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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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세상을 떠돌다 누군가의 총에 맞고 황야에서 쓸쓸하게 죽어 가겠지. 엄마 아빠도 , 누나도 그때 가서 날 끌어안고 울고 불고해 봐야 소용없다. 나는 버튼을 빠르게 움직였다. 사람들이 피를 튀기며 쓰러졌다. 그래도 황야에 혼자 남은 듯한 허전함은 가시지 않았다. (-27-)



골목은 짐작대로 길었다. 시험해 보려고 일부러 먼 길을 선택했나 보다. 드디어 골목길 끝에 다다른 지유는 가방을 내려놓았다.그런데 할머니의 딸은 초인종을 눌러도 나오지 않았다. (-67-)



오빠가 큰소리를 쳤어요.

"그건 봉사 받으러 할 수 없이 가는 거잖아. 그런 거 말고 진심에서 우러나와서, 남몰래 좋은 일 한 적 있냐고.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거, 그런 거 말이야." (-95-)



할머니가 대문 밖으로 사라지고 난 뒤 장우는 마루 끝에 털썩 앉았다. 애들만 있다니, 캐나다에도 아이들끼리만 와 있는 경우가 많이 있었지만, 그 애들에게는 밥을 해 주고 보호해 주는 어른들이 있었다. 둘째 이모가 아팠을 때도 이모들과 엄마가 돌아가며 사촌누나들을 돌봐 주었다. 그런데 아이들끼리만 생활를 한다니,장우ㄴ,ㄴ 보고도 믿지 않았다. (-133-)



동화작가 이금희의 작품 『유진과 유진』, 『밤티 마을 마리네 집』, 『금단 현상(개정판)(반양장)』, 『소희의 방』, 『주머니 속의 고래』, 『너도 하늘말나리야』를 읽었으며, 『<건조주의보』는 일곰 번째 읽은 동화책이다.



제8회 윤석중 문학사을 수상한 『건조주의보』은 단편 동화 5편으로 구성되어 있다.그 중에서, 여자친구와 건우 이야기를 다룬 「건조주의보」, 캐나다로 이민 간 장우네 이야기를 다룬  「사료를 드립니다」를 추천하고 싶다.



이 두 편의 동화집은 아이들의 이야기이면서,우리 사회의 문제를 놓치지 않는다.기후가 갑자기 건조하면, 우리는 산불을 조심해야 한다. 인간 사회도 건조한 사회가 되면, 마음 깊숙한 곳에서 발생하는  사람을 다치게 하는 마음 산불을 꺼야 한다. 작가 이금희의 건조주의보는 우리 살 곳곳에 존재하는 건조한난 일상을 놓치지 않고 있다.



우리는 건조하다는 말을 자주 쓴다. 삶이 무미건조하고, 안구 건조증, 구강 건조증 등이 있다. 나에게 어떤던 건조한 모습이 생겨난다면, 그 문제를 적극 찾아갈 때이다. 7년 만에 태어난 귀한 아들 차건우, 7살 차이가 나는 남동생에게 사랑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하는 누나, 이 남매의 일상은 우리 사회의 편견과 선입견, 차별과 혐오감에서 시작한다. 비교하고,경쟁하는 사회에서, 억울함이 자주 분출하고 있으며,편법을 쓰더라도 이겨야 한다는 억지 논리가 당연하게 생각한다. 억울한 삶, 후회하지 않기 위한 노력들이 우리를 멍들게 한다.



단편 동화 『사료를 드립니다』에서는 동물에 대한 사랑과 우리 사회의 문제를 연결한다. 장우네는 캐나다로 떠나면서,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장군이를 김성달씨에게 맡겨놓고 떠난다.그 과정에서,예기치 않은 이유로, 장우는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는데,김성달씨가 보여준 행동은 우리가 동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잇는지 놓치지 않고 있다. 누군가가 부탁을 하면,그 부탁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그런 행동은 우리 스스로 사회의 신뢰를 잃어버리게 되고, 의심하는 삶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최근 들어서, 학교 내에 선생님에 의한 극단적인 범죄는 우리가 얼마나 메마르고 건조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서로에게 촉촉한 마음을 회복시켜야 하는 이유는 나의 삶이 소중하면 타인의 삶도 소중하다는 것을, 인간과 동물의 생명에 대해서,돈으로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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