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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해피엔딩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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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외따로 떨어진 집에 화재가 났을 때 소미는 늦은 시간까지 같이 일하던 직원들과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참이었다. 같은 식당의 아르바이트생이었던 그들은 일도 끝났는데 좀 더 놀자고 했지만, 소미는 이제 들어가 봐야 한다고 일어섰다. 나오는 길에 호프집에서 마신 맥주 냄새를 없애려고 숨을 일부러 더 세게 내뱉었다. 그러면 폐 속에 들어찬 술 냄새가 공기 중으로 흩어질 것 같았다. (-8-)
지희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는 옛날에 부모님과 살던 집 안에 서 있었다. 오래전 살았던 곳이지만 익숙해져 지희는 금세 그 공간을 알아보았다. 부모님이 사기를 당해 쫓기듯 내몰린 반지하 셋방이었다. (-59-)
"소미에 대해서는 뭘 물으시려는 겁니까?"
"알바 고용하실 때 이력서나 그런 거 받으셨을까 해서요."
"형사님이 그런 건 왜 물어보시죠? 프라이버시일 텐데요."
장원일이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형사가 물어보는 건 사건 수사에 관계가 있어서죠. 그 친구가 자기 신변에 대해 뭐 말한 건 없나요?"(-143-)
우신은 지금도 날카롭고 무섭다는 말을 많이 듣는 인상이지만 에전에는 훨씬 더 그런 말을 많이 들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에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아도 같은 반 친구들이 그를 당연히 일진으로 분류하고 멀리할 정도였다. 중학교 3학년 때 180센티미터가 넙었고 고등학교에 들어와 약 20센티 더 컸으니 덩치도 남달랐다. (-244-)
불행의 전초를 읽었는가?
알코올은 남들에게 빌어먹었고 도박은 빚을 지며 했다. 여자도 빚을 내서 사려 했으나 도박이 먼저였다. 그렇다고 여자에 대한 욕구를 그냥 누를 수도 업었다. 뇌도 심장도 없이 하반신만 잇는 인간이기 때문이었다. (-325-)
소설 『두 번째는 해피엔딩』은 작가 조현선의 첫번째 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남동생, 삼촌과 함께 살고 있는 연소미다. 연소미의 엄마는 사기죄로 , 교도소에 갇혀 있었다. 소미에겐 잘 듣지 못하는 세살 어린 남동생이 있으며, 소미와 함께 살아가는 삼촌이 있다. 엄마 없이 세 식구가 살아가게 되는데,어느날 집에 화재가 발생하고, 남동생과 삼촌이 사망했다.
장원일 형사는 의심하고 있었다. 소미 앞에 놓여진 불행의 전초에 대해 무언가 이상하였기 때문이다. 심증은 가나,물증이 없엇다.소미와 무관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단, 소미는 이 사건으로 물적인 혜택을 얻었으며, 그것은 소미를 의심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다.소미가 생각하는, 권선징악이 소미가 살아가는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
이 소설은 불행한 삶을 살았던 소비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두 번째는 해피엔딩'에 맞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건 어떤 사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하며, 그 인과관계에서,명확한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피해자이지만, 다른 관점에서, 가해자가 될 수 있다. 가해자이지만, 다른 시선으로 보면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작가는 이 미러한 관계에 대해, 연소미를 중심으로 풀어간다.가해자와 피해자는 영화 속에 존재할 분,현실에는 그것이 병확하게 구분되지 않느다느 걸 이 소설에서 나타내고 있다.
형사 장원일은 소미 앞에 나타난 불행에 대해서,소미가 보여주는 행동이나 태도에 전혀 불행하다는 느낌을 얻을 수 없었다. 그건 필연적으로 소미를 의심이 들게 만들었다. 의심은 가지만,결정적인 증거는 없으며, 소미가 생각하는 권선징악과 장원일 형사가 생각하는 권선징악은 삶에 따라서, 환경에 따라서,달라질 수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법의 기준으로 볼 때,가해자와 피해자가,. 도덕적인 관점으로 볼 때 똑같이 가해자, 피해자로 보는 것이 과연 적함한가에 대해 ,독자들에게 여지를 남겨 놓고 있다. 어떤 일일 벌어질 땐, 그 일이 자기 스스로 자초한 일 일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