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강남역 분식집
윤진선 저자 / 프롬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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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강남역 분식집 매출의 3할 이상을 떡볶이가 차지한다. 새빨간 고춧가루를 넣은 국물에 대강대강 썬 어묵과 양배추가 퐁당. 그 사이로 빨간 물을 머금은 뽀얀 밀떡이 빼꼼 고개를 내민다. 매콤함을 간직한 듯 붉고, 윤기가 자르르 도는 그 자태를 보는 것만으로도 꿀꺽 군침이 돈다. 한 국자 가득 떡뽁이를 접시에 담아낸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거운 김과 달콤하면서도 맵쌀한 냄새가 사람들을 이곳 분식집으로 향하게 만든다. (-31-)



일주일에 3,4일은 전화로 김밥을 포장주문하는 손님이 있다.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외모에서 풍겨 나오는 매력까지,내가 참 좋아하는 단곬손님 중 한명이다. 강남역 분식집 오픈 시간은 열시, 열 시에서 열한시 사이면 이 손님에게서 전화가 온다. 주문하는 메뉴는 늘 한결같다. 묵은지참치김밥을 달걀 베이스로 바꾸고, 소스와 단무지를 빼고, 따르릉 ...전화벨이 울린다. (-92-)



다음날,어색한 앞머리를 억지로 손으로 꾹꾹 눌러가며 분식집에 출근했다. 분식집 식구들은 예쁘다, 잘 어울린다고 말은했지만 짧은 앞머리만큼이나 내 마음도 어색했다. 그래도 전날의 무거운 마음은 잊었다. 오는ㄴ시간에 맞춰 손님들이 하나 둘씩 오기 시작했고, 나는 또 내 하루의 일과를 시작했다.. 아직까지 그 손님즐이 어디에 앉았는지 자리도 기억난다. (-193-)



같은 일을 하더라도,그 일을 어떻게 바라보냐에 따라서, 내 삶의 의미가 바뀔 수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인생 가치를 부여한다면,그 삶에 재미가 있고,일에 있어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분식집에 일하거나,편의점에 일하거나,식당에서,일해도, 그 일에 의미와 가치는 남이 만드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이다. 윤진선 작가는 누구나 알만한 국내 대기업,외국계 회사에 다니다가,임신.출산,육아 후,경력단절녀가 되어서, 강남역 분식집에서 일하고 있는 평범한 여성이다.



어린 시절 불량식품을 즐겨먹었던 기억이 있다.학교 앞에 팔았던,밀떡, 김밥, 라면,돈가스,쫄면, 핫도그 같은 음식들이 불량식품의 대표주자다.이제 그 불량식품을 모아서,분식집이라 부른다. 같은 분식집이라 하더라도, 강남에 있으며,그 의미가 달라진다. 책 제목, 노래에 강남이 붙으면, 책이 더 팔리고,노래가 더 팔릴 수 있다. 강남 좌파, 강남 스타일, 강남 인근 아파트, 강남역 분식집이 바로 그런 경우다. 우리는 강남을 선호하고,강남을 우러러 보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책 『어쩌다 강남역 분식집』은 강남역을 지나다니는 강남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우리 삶에서,의식주 기본 욕구 주에서, 먹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분식집 단골 손님 뿐만 아니라,인근 회사원, 외국인이 다녀오곤 한다.강남의 지리적 특수성,회사원이 많고,성형외과가 많으며,유동인구가 대한민국의 탑클래스를 찍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시간에 같은 메뉴를 시키고,레시피를 똑같이 주문하는 사람들은 기억에 남는 단골손님이다.그들은 특별하지만, 주인 입장에선, 에너지가 적은 고객에 속한다 강남에 주로 오는 성형 쇼핑하러 오는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얻어맞은 모습으로 분식집에 찾아온다. 무엇보다도,강남역 앞 분식집의 매출은 라면,김밥에 핵심이며,나머지 메뉴는 보조 메뉴에 불과하다.한끼 식사를 때우는데 ,분식점만큼 안성맞춤은 없다.



저자는 외국인 손님을 주로 대하다 보니, 그들의 일상을 눈여겨 보았고,관찰하게 되었다.특히 외국인의 팁문화는 인상적으로 남아있다.대한민국은 반찬에 대해,추가비용이 없다.해외와 다른 한국 특유의 음식 문화다. 밥정이라고도 한다. 그들에게 친절한 만큼 소소한 팁이 있다.그 팁으로 , 작으나마 기부에 동참하다는 것은 스스로 뿌듯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분식접에는 특이한 일들이 관찰된다.쓰레기가 도처에 있으며, 헛개수, 커피 마신 컵이 대부분이다. 더 나아가, 금연구역의 수칙을 어기기 일쑤다.그래서, 분식집에서 일하게 되면,내부 뿐만 아니라,외부 주변 환경도 신경써야 한다. 그래야 손님들에게 쾌적한 음식과 분위기를 제공할 수 있다.주인이 행복해야 찾아오는 고객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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