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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승리 ㅣ 스피리투스 청소년문학 4
김송은 지음 / 스피리투스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5/0207/pimg_7300591134596462.jpg)
승리는 당황했다. 하지만 책 때문은 아니었다. 형사가 자꾸 책꽂이를 구석구석 살피는 것 같아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노트는 거기 꽂혀 있다. 발각되면 끝, 생각만 해도 골치 아팠다. 애매한 표정으로 대꾸도 하지 못 하는 승리를 보며 형사는 의심스러운 듯 책을 펼쳤다. 그러다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11-)
교실로 돌아온 승리는 이번에는 주변 아이들을 살폈다. 평소 같으면 승리를 집적거리는 재미로 인생의 지루함을 해소하려는 놈들이 승리를 보자마자 한두 명씩 달라붙기 마련인데 오늘은 어쩐지 잠잠했다. (-42-)
유선생은 퉁명스럽게 쏘아 붙이고 집안으로 사라졌다. 승리도 어이가 없어 하마를 바라보았다. 실망한 노인도, 욕을 먹은 하나도 모두 신경 쓰였다. 하지만 하마는 노인에게 퉁을 먹고도 별로 기죽은 눈치가 아니었다. 여전히 해맑았고 심지어 조금은 즐거워 보였다. 하마의 모습에 승리는 설레설레 고개를 흔들었다. (-98-)
'누구부터 모셔 줄가? 역시 빨간 펜으로 이름이나 끄적이는 유치한 수법은 뭔가 부족했어.'
서글픈 기억들이 서로 자기가 먼저라고 아우성을 쳤다. 만화방에서 느꼈던 통쾌함을 떠올리니 생각만 해도 신이 났다. 하지만 금세 현타가 왔다.리얼한 세상에 그런 히어로 따위는 없다. (-150-)
DB가 팔아넘긴 물건은 반지, 목걸이, 몽블랑 만년필 그리고 순금 메달 같은 것들이었다. 증거를 가져오라고 길길이 날뛰던 녀석은 원하는 바대로 형사가 증거를 들이대자 금세 야코가 죽었다. 구매자에게 물건을 넘기는 장면이 찍힌 사진이었다.형사는 코웃음을 쳤다. (-208-)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 차별과 혐오가 있다.끼리 끼리 문화가 존재하고 있으며, 숨어있는 왕따,조리돌림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식당이나, 단순직종에 외국인 노동자가 일하게 되면서,한국인은 외국인을 대하는 시선이 불편하다. 하지만, 자본가의 입장에서,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일을 더 잘하면, 그들을 다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다문화가정에 대해서,우리가 어떻게 그들을 이웃처럼 대하고, 그들의 삶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 소설 『정신적 승리』에서 주인공은 승리다.태국인 엄마와 한국인 아바 사이어서 태어난 승리는 유은영 선생님이 실종되고,그 실종의 주범으로 몰리게 된다. 승리가 사는 집에 형사가 들이닥치게 되는데,실종 사건에 대해서,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 한다. 책 한 권 속에서, 형사는 유은영 선생님 실종에 대해 단서를 확보하고 만다.
한국 속담'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 없다'가 생각났다. 이 소설에서,승리가 형사를 보면서, 느꼈던 불쾌함은 자신이 다문화가정이기 때문에 느끼는 불쾌함과 불필요함이 있다. 승리는 국어시간이 되면,자신의 어눌한 국어 실력이 노출되고 만다. 그것이 승리에게 있어서 열등감으로 작용하고 있다.형사의 행동에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만다.,정작 승리가 어떤 행동을 하게 된 이유는 바로 학교에서, 승리에 대한 차별과 혐오의 시선 때문이다.자기 스스로 학교 생활에 대해 ,지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진 하마,그리고 말을 더듬어서, 불독에게 매번 불려야 했던 승리가 겪어야 했던 기분 나쁨, 우리가 만든 편견과 혐오가 때로는는 서로에게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