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가 상어에게
손지안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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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상론을 믿었으니까


언젠가 달의 뒤편에 숨겨진 작은 빛이

천천히 떠오르면

우주인은 그 빛을 손끝으로 풀어내

지구로 향하는 혜성에 매달아 보낼 거야

나는 황홀한 순간을 기다리며

흩어진 별빛 속에서

모든 것을 놓아줄 준비가 되어 있어

폭염 같던 낭만에 넘어져 마구 깔깔대던 우리는

이상론을 믿었으니까.(-27-)



일회용



손난로를 손에 쥐고

그 작은 몸체에서 나오는 따뜻함을 느끼며

깊은 숨을 내쉬었다.

탈탈탈탈

손난로가 손안에서 흔들릴 때마다

마치 잃어버린 꿈들이 소환되는 것 같았다.

손난로를 꼭 쥔 두 손은 마치 기도를 하는 손 같지

온몸을 녹이는 따뜻함에 잠시나마 영원을 꿈꿨다.

어두운 길을 걸으며

손난로의 열기가 사라지더라도

내 안에서 따뜻함으로 남아 있을 기억

영원하지 않은 따뜻함이지만 말이야; (-53-)



2009년생 시인 손지안은 시집 『상어가 상어에게』에 대해서,시인 손지안은 낙서라고 말한다. 형식이 없는 글들은 나의 생각이 오롯이 반영되어 있으며, 생각과 생각이 모여서, 내 삶의 따스함과 차가움으로 기억되고 있다. 처음이라는 것은 두려움과 설레임이 교차된다. 시인 손지안에게 상어가 상어에게』은 시르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보여준느 첫 작품이기에, 두려움이 더 클 것이다. 가볍게 읽어달라고 했다. 



시인은 시집 『상어가 상어에게』을 통해서, 자신의 이상향과 믿음과 신념을 드러내고 있다.내 인생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정리하고, 모아 놓았을 때, 스스로 성장할 수 있고,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가면서도,사람들과 공감하고,교감하며 살아간다.



시인 손지안이 말하는 이상론과 내가 생각하는 이상론은 어떤 차이가 있던가, 나에게 이상론은 행복한 삶, 타인에게 이로움을 주는 삶이,내 삶 속에 마음을 채워주고,가난한 삶을 잊게 한다. 현실론을 받아들이면서,때로는 이상론이 있기에 살아갈 이유가 존재했다. 상처뿐인 상어가 깊은 심해에서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다. 삶이라는 것은 현재의 삶을 살아가면서 미래의 삶을 준비하는 것이다.인간의 상상력과 공상과 망상은 우리의 이상론과 일치하며,이상론이 있기에 현실론이 존재한다.



추운 겨울을 견딜 수 잇는 건, 내 손안의 손난로가 있기 때문이다.시인이 생각하는 손난로는 우리가 만들어낸 최고의 발명품이었다. 시 『일회용』를 읽으면서, 나는 스스로 부끄러웠다. 나의 인생이 작은 손난로의 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기분이다. 사물로서의 손난로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손난로가 되는 것을 생각해 보았다. 내가 누군가에게 손난로가 되어주는 상상, 그 사람에게,내가 따스한 사람, 손난로 같은 사람으로 기억되길 ,그것이 그 사람에게 행복한 정과 따스한 온기가 될 수 있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서로가 서로에게 손난로가 되어주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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