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비 오앵도 탐 청소년 문학 37
신현수 지음 / 탐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앵도는 고개 숙여 인사한 후 책보부터 끌려 보았다. 웬걸! 소설책은 물에 젖어 상태가 아주 참담했다. 표지는 <광통교 연가>라는 제목을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고, 본은 글씨며 채색 삽화들이 물에 번져 온통 뭉개져 있었다. (-9-)



"예,광통교 로 가시지요."

율은 건휘를 대동하고 전기수며 세책방, 책비의 실태를 알아보고자 운종가로 잠행을 나온 터였다. 건휘 외에도 두 무관이 멀찌감치 따라붙었다.

광통교 세책가를 두루 둘러본 후 율과 건휘는 가장 규모가 크다는 곳으로 향했다. 추녀 밑 '한성세책방'이라는 큼직한 간판 아래,남녀가 나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43-)



"아무래도 금난전권을 폐지해야겠네. 누구나 장사를 하고 싶으면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지.자네 생각은 어떠한가?"

율은 한 걸음 뒤에 걸어오는 건휘에게 물었다. (-165-)



그런데 규장각에서 전갈이 왔다. 금서로 지정된 책들을 은진재에서 한 권도 빠짐없이 없애라는 것이었다. 청나라 주린이라는 사람이 쓴 야사인 <명기집략>,<강감회찬>,<봉주강감> 등이었다. 이 책들에 조선 태조 대왕이 고려 말의 권신 이인임의 아들이라는 어이없는 내용이 있을 뿐 아니라 선조 임금이 주색에 빠져 국방을 소홀히 했고, 인조 임금은 왕위를 찬탈했다는 주장이 포함되어 있다고 했다. (-194-)



조선시대에는 책이 귀했다. 글을 아는 이들도 양반이나 과거 시험을 볼 수 있는 선비계층에 불과했다. 양인이나 천민에게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 뿐만 아니라. 세상이 돌아가는 흐름을 아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자라서, 죽는 것이 그 때 당시의 현실이었으며,바깥 세상을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소설 『책비 오앵도』에서 책비 冊婢 란 이야기 책을 읽어주고 돈을 받는 직업을 뜻한다. 사극 드라마 비밀의 문에 나왔던 세책방 주인 이자 책비 였던 서지담은 당돌하고, 똑똑한 아이였다. 소설 『책비 오앵담』의 주인공 오앵담 또한 당돌하고 똑똑하다. 세책방 주인 혹은 책비는 세상을 남믈보다 많이 아는 직업으로서, 그 때 당시 역관과 비슷한 지적 수준을 가지고 있다.



소설 『책비 오앵도』는 퓨전 로맨스 사극 을 연상시키고 있다.이 소설에서, 책비 오앵도는 건달도령을 만나게 되었고,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게기가 생겨났다. 건달 도령은 잠행하는 처지였으므로,자신의 신분을 감추어야 했고, 앵도는 건달도령의 정체르 알지 못한 상황에서, 당돌하게도 불경죄를 저지르고 만다. 



소설에 나오는 율은 조선시대 최고의 권력자였다. 최고의 신분 율과 밑바닥 신분이었던 책비 앵도가 눈빛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그 과정에서, 조선은 명청 교체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 소설에서 짐작하게 된다.그건 앵도에게 큰 위기가 찾아옴을 유추할 수 있다. 더군다나, 조선시대의 혼란기가 반복되었고, 진실을 감추려는 자와 진실을 드러내고자하는 이들 간에 신경전을 놓칠 수 없다. 이 소설의 주무대는 광통교 다리이며, 사람이 많이 모여드는 곳으로서, 지금 서울 종로구에 위치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