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수명
루하서 지음 / 델피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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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내 딸 지아만 살릴 수 있다면 나는 뭐든지 할 수 있어! 하다못해 영혼이라도 내다 팔 수 있다고!>

<나는 은유가 내 아이라고 생각한 적 , 단 한번도 없었어. 태어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73-)



사람들의 입이 가장 무서운 게 맞았다. 나의 개인사는 그저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다른 말은 그냥 흘려 보낸다 쳐도 "남의 자식을 키운다.','밑지는 결혼이다', 라는 말은 목구멍에 콱 막혔다. 왜 일면식도 없는 어린 딸까지 입에 올리며 타인에 대해 함부러 말하는 것인가. 속 다르고 겉 다른 사람들의 이중성이 지독히 위선적이다. (-133-)



"계약 내용에 대해 제삼자에게 누설하지 말 것. 이 사항을 지키려면 입조심부터 해야겠죠. 사람 관계에서 친분이 쌓이면 은연중에 실수하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업무에 관한 내용이 아니라면 사담을 자제하라는 말입니다." (-215-)



"기숙사에서 그 사람 유품 정리하다가 발견한거야. 여기 적혀 있는 내용 전부 다 사실이야? 그 사람이 약속을 어겼다는 게 이거 말하는 거지?" (-305-)



삶이 허무하다고 생각할 때, 죽음을 생각한 적 있다. 내 죽음 이후에 남겨질 사람들, 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인가 생각해 본 적도 있다. 인간은 지구 상의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는 동물이다.인간이 자신의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죽음 이후,나의 수명은 내 소중한 사람,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는 이들에게 주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 목숨을 누군가에게 주고 떠나는 것이 내 인생의 의미 중 하나로 본다.



소설 『타인의 수명』은 내가 그동안 품고 있었던 생각들, 수명나눔에 대해서,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소설이다. 이 소설이 나에게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였으며,내가 직가였다면 다른 방향으로 스토리를 지어냈을 것이다. 나라면 , 자살을 꿈꾸는 한 남자가 자신이 자살 직전에, 수명 나눔을 먼저 하고, 그 다음에 벌어질 타인의 인생을 다룰 것 같다.


이 소설은 인간의 위선과 모순을 파헤치고 있으며,주인공 세희가 인간의 의료기술 중 하나인 '수명 나눔'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엿볼 수 있다. 세희는 자신의 아이를 살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소설 『타인의 수명』은 역설과 반전이 숨어 있다. 세희가 남자와 결혼한 이유, 정우가 사망한 이유, 그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한 이유도 모두 수명나눔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인간의 기술이 항상 윤리와 충돌하게 되는 이유로 어떤 기술이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고, 인간 자체를 도구와 수단으로 쓰여지는 것에 대한 경고 라고 말한다.이 소설에서, 불법과 탈법이 등장하고 있으며,그 댓가는 소중한 사람의 죽음이다.그 죽음은 주인공의 원하는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진다는 걸 뜻한다. 씁쓸하고, 허무하지만, 이 소설 속에서,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경고이자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인간이 꿈꾸는 유토피아는 여전히 몽상에 가까운 건 그래서다,.인간은 어리석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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