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는 이렇게 살아내는 중이야
최은성 외 지음, 김도현 외 기획 / 성안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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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무실 문이 열리고 간식 뭉치가 들이닥칠 때, 버선발로 마중을 나가는 1번 타자다. 학교 행정실에 근무하는 나는, 직장에서도 간간이 먹는 간식은 정(情) 이며 즐거움이라 생각한다. (-12-)



나 역시 너를 무척 좋아했다. 틈만 나면 너의 말투와 몸짓을 기억해 뒀다가 따라 했을 정도였으니까. 당시 소극적이고 조금 어두운 성향이었던 내가, 조금씩 쾌활하게 변해갈 수 있었던 건 다 네 덕택이야,이권. (-37-)



그렇게 뜨락 전쟁이 승리를 거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작은 꽃들이 듬성듬성 피기 시작하더니 씨앗까지 뿌렸는지, 꽤 많은 군락을 만들어 사방으로 제비꽃이며 빽빽한 클로버 사이에도 샛노란 민들레가 고개를 내밀었다. 할미꽃들도 여기저기서 고개 숙인 채 도란도란 담소를 즐기는 듯했다. (-60-)



"여보야, 가끔은 어려운 사람 만나면 쌈짓돈 좀 풀어 돕기도 해! 신발 끈 풀었다 매는 것도 적당히 하고."

그런데 우리 신랑이 과연 제 말을 들어줄까요?(-94-)


내가 가해자일때는 상대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원망이 들더니,피해자가 되니 사소한 흠집도 그냥 넘기지 못하고, 눈에 쌍심지를 켰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134-)



일정을 마친 나와 일행은,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해야 했다. 산토시와 수시마는 우리가 탄 지프차와 멀어질 때까지 눈물이 그렁한 눈빛으로 손을 흔들며 배웅해주었다. (-169-)



행복에 겨운 밤이 지났다. 조직검사 결과만 암이 아니며 모든 것이 해피엔딩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와 반대의 상황에 대한 걱정을 품고 병원에 도착했다. 야속하게도 검사 결과는 암으로 판명이 났다. 역시나 의사는 큰 병원에 가서 치료를 잘 받으라고만 했다.(-211-)



내가 땍땍거릴 때마다 우리 엄마 기분도 늘 이랬겠지.하지만 내리사랑이라는 생각으로 이해하고 넘기셨겠지.남이었으면 안 볼 상황인데도 엄마는 그렇게 넘기셨을 거다. 그런 생각을 하며 엄마를 떠올렸는데, 그걸 또 깜빡 잊고....(-238-)



어려운 상황이나 힘든 시간을 버티는 것,그것을 우리는 존버 정신이라 한다.시련이나,고통,예기치 않은 어떤 일로 인해 내 살미 무너졌을 때,우리 스스로 가르처 주지 않아도,존버정신으로 무장하며 살아왔다.존버정신은 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책 『엄마 아빠는 이렇게 살아내는 중이야』은 열두 명의 작가의 공동 저서다. 마감 시간를 지키면서, 세 꼭지씩 제출해 나가는 책쓰기 프로젝트였으며, 김도현,손문숙, 두명의 작가가 기획을 한 책이다.



삶에서, 나를 버티게 해주는 사람, 주어진 시간을 견디게 해주는 건,사람이었다.내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것,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나는 견디며, 버티기 작전을 쓴다. 누군가는 버티고,견디는 모습을 보면서, 똥고집이라 말하지만, 그것이 최선이라는 걸 알수 있다.



열두 작가의 일상 속 삶은 우리의 살의 거울이다. 나에게 엄격하지 못하고,타인에게 관대하지 못한 그 모습이 우리 일상 속에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내가 하면 로맨스,남이 하면 불륜,이런 사고벙식이 우리에게 만연하다.내 차가 긁히면, 하나하나 따지면서,내가 누군가의 차를 긁으면, 봐달라고 하는 그 모습이 바로 이런 상황을 의미한다.



살기 위해서, 우리가 선택하는 또다른 삶의 방식이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이다. 어릴 적 즐겨 읽었던 책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우리는 항상 구두쇠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아닌 척 한다.어쩌가 알게 된 비상금,.그 비상금이 1억이었다면, 깜짝 놀랄 것이다.부부 지간에도, 각자 자기 재산은 서로 공유하지 않는다 하였건만, 어쩔 수 없이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그러 때,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되고, 서로의 사랑을 읽었다. 그것이 우리가 말하는 신뢰다.



책을 읽으며,울고 웃었다. 우리에게 흔하디 흔한 일상들이 거울처럼 비추고 있다. 책 속의 소소한 삶의 편린들은 나를 위로하고,나를 부끄럽게 하였고,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비추고 있었다. 삶이란 결국 어떻게 살아내는지가 먼저다.각자 살아내는 방식이 다르고,우선순위도 다르다. 그러나 우리가 명심해야 하는 것은 살아내는데 최우선은 인간과 생명이다.이 두 가지가 있어야 삶이 존재하고,인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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