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로미어 -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박성신 지음 / 북다 / 2024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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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주공아파트 18평의 전형적 구조였다. 낡은 소파가 흐트러져 있었다. 정 형사의 안내를 따라 피해자의 방으로 들어가니 담배꽁초가 탑처럼 쌓여 있다. 방 전 체에 지린내와 악취가 묻어 있었다. 세 대나 되는 컴퓨터가 보이고, 한 대는 아직도 랜덤을 걸어놓은 듯 돌아가고 있다. 컴퓨터 밑으로는 소변통으로 사용햇을 법한 페트병이 눈에 들어왔다. 책상 위에는 휴지가 나뒹굴고 있었다. (-32-)



노화종말법에 사용되는 신약, 텔로프록산은 이미 임상시험도 마치고 FDA 승인도 났다고 한다.이 분야 최고의 회춘 기술자, 연구자들이 개발해 낸 약이라고 했다. 부작용에서 백퍼센트 안전하며 남녀노소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마법의 약처럼 소개해 기대감을 높였다. (-80-)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에 DNA 염기서열을 보호하는 염기쌍인데, 이건 복제되지 않고 세포분열할 때마다 조금씩 길이가 짧아져요.이게 줄어드는 과정이 나이가 드는 노화이죠. 근육세포에서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면 힘이 약해지고, 피부 세포에서는 탄력이 감소해요. 텔로미어의 길이가 더 이상 줄어들 수 없을 만큼 짤아지면 세포분열은 정지하고 세포는 사멸하죠. 이 과정이 노화인데, 우린 텔로머레이스라고 불리는 효소를 통해 텔로미어의 길이를 유지하려 했어요.우리는 이 텔로머레이스를 이요해 텔로미어를 재거하려 했고 그러기 위해 이 효소를 활성화시키는 약물을 만들어야 했어요. 우린 젊음을 이 연구에 쏟아부었어요."

남자는 양 손가락을 겹쳐 깍지를 만들었다. 그 손가락이 유난히 가늘고 길었다. (-135-)



인간은 세상을 선과 악, 옳고 그름으로 구분하고 판단하려 한다.그것은 세상을 딱 닥 두가지로 단순화해 버린다.그로 인해 세상을 완전히게 이해하지 않고,인간이 이해할수 있는 범주에 수용하려 한다.인간은 공격적이고, 파괴하고,멸망하려는 속성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려 한다. 소설 『텔로미어』은 그런 인간의 본성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소설 『텔로미어』 에서 인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삶과 죽음이다. 노화는 죽음으로 가는 길이며,언젠가 인간이 죽을거라는 걸 알고 있다. 세상의 이치와 지혜,철학 안에는 언제나 죽음과 연관된 단어와 문장이 존재하고 있으며,우리 스스로 거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죽음,노화에 대해 파헤치려는 이유,바이오 산업, 생명공학이 만들어진 이유다.



인간은 노화가 왜 생겨나는지 알고 싶어한다.죽음에 대한 공포가 있다. 잠은 왜 자는지도 인간은 알고 싶어하며,그 결과 지구상에서,가장 오래 사는 동물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소설 제목이기도 한 '텔로미어는 인간의 노화의 원인과 연결되어 있으며,인간의 나약함이 이 단어 속에 나타나고 있었다.작가는 인간의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선한 목적의 악행과 악한 목적의 선행을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한다.



유혹은 선과 악의 경계에 있다. 인간이 사기에 취약한 이유다. 노화,질병, 죽음과 관련한 사기가 사라지지 않은 이유다.이 소설의 전체 줄거리는 어떤 사기와 연결되고 있으며,젊어지는 비결를 신약개발과 임상실험을 통해 현실로 바꾸고자 하엿다. 하지만 필연적으로 어떤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불가능에 도전하고자 하는 인간은,.그것을 의미, 가치로 바꿔 말하고 있다. 소설 속에서, 어떤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그 범인이 누구인지 찾고자 하였다. 그 과정에서,우리는 인간의 추악한 면과 나약한 면, 이 두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결국 인간이 유혹이라는 실체에 가까워질 수록, 선함 모습에서 , 악한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 연쇄살인도, 복수라는 단어도 그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법이다.바로 그런 것들이 인간이 동물과 다른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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