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 백은별 장편소설
백은별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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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학년의 첫날이었다.신기한 것들 투성이었다. 내가 2학년이 이렇게 빨리 될 줄은 몰랐다. 작년부터 쭈욱 다니던 학교였지만 이상하게 전부 새로웠다. 친구들도 착하고 학교도 은근 즐겁다. 근데 가끔씩 불안하긴 하다. 2학년까지 전처럼 망쳐버릴까 봐. 또 이상한 소문에 휩싸이는 건 아닌지, 불안해진다. 괜찮다. 아마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난 지금이 너무 행복하고 벅차서, 잃게 되더라도 이 행복을 누리고 싶어져 버렸다. (-15-)



"초등학교 때 이상한 소문이 돌았었어. 4학년 때, 윤서랑은 1학년 때부터 아는 사이여서 별 상관은 없었지만 신경이 아예 안 쓰이진 않았을 거야...

'쟤 어른이랑 사귄다는 거 진짜야?'

'야 유수야, 너 진짜 어른이랑 사귀어?'

'더러워' (-32-)



오늘은 특이한 곳에 일기를 쓴다. 늘 쓰던 일기장이 아니라 어색하지만 확실히 칸이 작아 쓰는데 부담이 없는 것 같다. 요즘 기분이 바닥에 바닥까지 가라앉는 것 같다. 그럴 때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우울한 사람이 된 것만 같은 기분도 든다. 정말이지 내 인생은 누가 설계하고 있길래 이럴까? 신이 있다면 멱살을 잡고 샆을 만큼 원망스럽다. 나를 이렇게 물렁하고 감성적으로 만든 이유를 묻고 싶다. (-46-)



"수아는 윤서가 왜 그런 선택을 한 건지 아니?" (-120-)



끔찍하게 죽고 싶은 여름이었다.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고 고개를 드는 것도 뭔가 큰 잘못처럼 느껴져 고개를 떨군채 흐느꼈다. 누군가 이 고통을 끝내줬으면, 끝날 것 같지가 않은 이 우울을 끊어줬으면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랐다.

방의 모든 문과 창문을 닫았다. 그리고 향초를 여러 개 피웠다. 불을 껐지만 불들이 환했다. 어쩌면 날 죽음으로 이끌어줄 불이어서 그랬나,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평소보다 더 예뼈 보였다. (-175-)



역시 넌 사랑받을 때 가장 빛났다. 모두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기 위해 태어났다는 말도 아깝지 않은 사람이었다. 비록 난 조명 뒤에서 널 비춰주고 있지만, 조명에 반사돼 빛나는 눈동자, 머리칼, 손끝, 뭐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것만 같았다. (-257-)



청소년 소설 『시한부』는 청소년 자살을 다룬 책이다. 삶의 끝자락에서, 청소년이 자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 소설 『시한부』에서 느낄 수 있다. 자신의 삶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생각되는 그 순간에, 누군가에게 그 의미르 찾아주길 기대하지만,돌아오는 것은 실망뿐이었으며,그것이 수치와 우울감, 불안으로 야기되고 있었다.나 자신에 대한 혐오가 깊어질수록 죽음으로 내몰리게 된다.



누구는 가볍게 말하지만, 당사자는 그것이 심각한 문제처럼 느껴진다. 삶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그들에겐 주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그것이 청소년 우룽릐 시작이었다. 소설 속에서, 유수아, 황윤서, 신가연, 이 세 아이들의 일상 속에서, 이정아, 유선유,이 아아들과과 함께 섞이는 과정에서, 관계의 원망과 동정,죄책감이 만들어지며, 어떻게든 돌파구를 만들고 싶지만 그것이 쉽지 않았다.결구 극단적인 선택이 있으며, 그 원인을 찾아나서고 있었다.



관심이 사라지면, 세상과 단절한다.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편이 내 마음을 평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죽어야 할 이유,죽을수 밖에 없었던 그 상황들, 눈치를 채지 못했지만, 죽음 속에는 그 원인이 항상 존재한다. 살아있는 몸이 죽어야 하는 몸으로 바뀌어야 할 이유는 얼마든지 충분하다.하지만, 스스로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어렵다. 말한마디,행동 하나하나, 소문들, 악성 루머들,그것이 청소녀 자살의 주원인이 되고, 아이들은 주변 어른들의 도움이나 상담을 얻지 못한 상황에 처해지게 된다.살아있는 것이 괴롭고, 죽어야 하는 것이 편해졌을 때, 스스로 삶을 정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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