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꽃인 줄도 모르고
김영환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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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에 대하여

눈물은 축복이다.

아무것으로나 함부로 닦지 마라

그 속에 사랑이 흐르고 있다.

눈물은 희망이다.

그 속에 시가 자라고 있다.

눈물의 길이 너무 깊어

밤을 넘을지라도

그 끝은 언제나 기쁨의 새벽이다

눈물은 행복이다.

손 흔들지 마라

그 안에는 기필코 사랑이 자라고 있다. (-25-)



똥 오줌 받아낸 오십 일 때문이었을까

그는 드디어 내 손을 들어주었다.

자식이 웬수라던 불화의 십 년

나는 하는 일마다 그의 가슴을 찔렀다.

복학의 길이 열렸으나 끝내 거부했고,

감옥만은 가지 말라던 그의 말조차,

나중에는 손주 손 한번만 잡게 해달라던

그것조차 못 들어드린 내게

그래 이제 네 생각대로 하려무나

네가 옳은지도 모르겟구나

나는 좋은 아내, 좋은 아들과 살다 간다. (-37-)



불기둥 속에서 매캐한 연기 속에서

쓰러져가는 당신들의 아이들을 위해

우리들의 가슴속에 오늘도

평화의 불씨 한 점을 키워갑니다. (-56-)



사랑하는 것들 빼고

다 버리고 가라고

새벽에 꽃샘바람과 함께

시가 왔다.

아내는 잠들어 있고

시는 도시를 떠나왔다

커피 향에

잠을 털고

번잡한 것들을

꿈에 묻었다.

양지바른 무연고 무덤가에

가는 잎 할미꽃이

봄바람에 몸을 흔들었다.

봄맞이꽃들의 축제다.

도라지꽃과 가시붓꽃이

꽃잎을 열었고

봄 쑥과 원추리가

돗자리를 깔았다. (-90-)



시인 김영환은 충북 출신이며, 1988년 김해윤이라는 필명을 써서, 다수의 시집을 출간한 바 있다. 치과의사, 국회의원, 장관,도지사 등 직함을 가지고 있으며, 2024년 현재, 충북 도지사이며, 친일 발언 논란,비판의 중심에 선 적 있다.



시집 『내가 꽃인 줄도 모르고』은 그에 대해서, 정치적인 입장과 무관하게 객관적으로 읽어 보려고 노력했다.이 시집에는,낙엽이 등장하고 있다. 낙엽은 잎이 수명을 다해 나무에서 떨어지는 잎이다.회복되기 힘든, 다시 되돌아갈 수 없는 잎이기도 하다.문학적으로,서정적인 의미로 죽음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시인 김영환은 순수를 품고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다고 말하고 있다.그가 보여준 여러가지 삶의 발자국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었다.오랫동안 아버지와 불화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삶의 끝자락에, 임종 직전에, 살아갈 가망이 없는 상태에서, 극진하게 모셨고,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다하였다. 누군가의 마음을 얻는 것도, 잃는 것도 한순간이다. 정성을 다해서,진심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간다면, 그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시인 김영환은 우리 각자 각자가 꽃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꽃이라고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 자신을 아끼고, 보살피고, 소중히 생각하지 않는 그 모습이, 내가 스스로 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살아오고 잇기 때문이다. 수많은 실수와 실패 속에서,내 가까운 곳에 꽃이 있고,사랑이 있으며, 감동과 감사 ,기쁨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용서하지 못할 것 이 없으며, 서로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사람을 깊이 사귀고, 소중히 여기고 ,함께 가야 한다는 걸 항상 마음에 품고 살아야 자신의 삶에 대해 당당하고, 떳떳하며, 나를 사랑하고,내 삶을 사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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